[교단만필] 학생선수의 미래, 아레테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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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학생선수의 미래, 아레테스포츠

김종석 세종시교육청 장학사

  • 승인 2021-08-12 16:03
  • 신문게재 2021-08-13 18면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세종시교육청 김종석장학사
김종석 세종교육청 장학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0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무관중 개최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각국의 선수들은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힘차게'라는 올림픽 표어 아래 스포츠의 희로애락을 자국민들에게 선사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우리나라 대표선수들은 여러 감동적인 장면을 선물해 주었다. 가장 약체로 예선탈락을 예상했던 여자 배구팀의 4강 진출, 전무후무한 9연패를 달성한 여자양궁 대표팀, 열악한 선수층에서도 출전한 전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한 펜싱팀 등은 두고두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하지만 그늘도 보인다. 국기 태권도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고, 우리가 획득한 6개의 금메달 중 4개가 양궁에서 나와 메달 편식을 극복하지 못했다. 2020도쿄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해 종합성적 16위를 거두었다. 88서울올림픽 이후 출전한 올림픽 대회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금메달을 우선순위로 봐도 그렇고 금·은·동 합계 메달로 봐도 그렇다. 그런데 사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 대회조직위원회는 공식 메달 순위를 집계하지 않는다. 유독 우리나라는 메달 집계에 혈안이 되어 있다. 특히 금메달에 말이다.

수년간 올림픽 준비로 고생한 모든 선수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봤듯이 스포츠의 가치는 금메달이 다가 아니다. 금메달을 따지 않아도,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경기에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의 경기는 그 자체로도 소중하다. 선수들의 땀과 노력은 관중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주고 나아가 삶의 지혜도 전달해 준다.



스포츠에서 경쟁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그러한 공정한 경기를 치른 결과는 존중받아야 하고, 가치있고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결과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가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기억해야 한다.

스포츠계는 최의창(서울대 체육교육과)교수가 말한 '아레테스포츠'라는 아이디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의창은 '투기주의의 훈련적 스포츠교육이나, 오락주의의 여흥적 스포츠교육이 아니라, 아레테주의 스포츠철학을 제대로 구현할 인문적 스포츠교육이 요청된다'고 했다. 또한 '스포츠에 담긴 금은동 가치와 진선미 가치를 함께 발견하고 실천하고 실현해내기 위해서는 스포츠체험과 함께 스포츠과학적 지식과 스포츠인문적 지혜를 다 함께 맛보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종시교육청은 이러한 스포츠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시도 중이다. 그중 올해 처음으로 시도한 '학생선수 체육진로캠프'가 그 대표적 사업이다. 강사로 초청한 체육전문인을 통해 학생선수들은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나아가 자신의 종목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또한 세종시교육청은 학생선수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학교운동부 지도자들과의 소통체계를 구축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종목별 학교운동부 지도자협의회'를 정기·비정기적으로 개최하여 학생선수들의 진로와 진학에 대해 서로 고민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제 제도(메달)가 문화(가치)를 견인하는 시대는 지났다. 학생선수는 더 이상 메달을 따는 기계가 아니다. 학교 구성원 모두는 학생선수가 스포츠의 안목을 갖춘 지혜로운 스포츠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문화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학교 밖 체육지도자와 체육행정가들 스스로도 아레테스포츠인을 길러내는데에 동참해야 한다.

학생선수들이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힘차게'라는 올림픽 표어를 넘어,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학생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을 때이다.

/김종석 세종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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