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 실업팀 8개 해체과 지역기업 전무
선수 꿈 못 펼치는 유리천장 더 견고해져
"훈련에 대한 동기부여 안돼 학생들 지쳐"
대전 한 중학교 탁구부 학생들이 모여 연습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꿈을 펼치는 무대를 넓혀줘야 한다는 목소리다. |
대전 체육계 사이에서 전문 체육인을 위한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체육행정이 생활체육에만 중점을 두고 전문체육을 등한시 하고 있어, 엘리트 선수들의 진로가 막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에서 체육분야 실업팀은 대전시청 소속 태권도팀 등 5종 6팀, 체육회 7종 10팀, 유성구청 1종 1팀으로 총 13종 17팀을 보유하고 있다. 인구 150만 명에 60여년 전부터 종합운동장을 보유한 광역도시 규모에서는 실업팀이 크게 부족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최근 10년간 자치구 소속 실업팀 8개가 해체됐고, 체육팀을 육성하겠다고 나서는 지역 기업도 없어 척박한 체육환경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지역에서 성장한 체육 엘리트 선수가 향후 입단할 지역 연고팀이 부족할 상황에서 쉽게 꿈을 접는 유리천장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전에서 초등학교부터 중등, 고등 그리고 대학까지 운동부가 마련돼 진학 코스가 체계화됐다고 평가받는 배트민턴의 경우 정작 지역연고 실업팀이 창설되지 않아 낮은 천장을 실감케 한다.
실제로 배드민턴에서 발굴의 기량을 갖고 고교나 대학부를 졸업한 이들이 전문 체육을 포기하고 생활체육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전과기대 배드민턴부 관계자는 "대전에서 어린 시절부터 훈련해 온 선수들이 타 지역으로 가거나, 생활 체육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고 느낀다"라며 "자치구나 지역기업이 실업팀 창단에 적극적으로 나서 줘 학생 선수들이 대전에서 꿈을 키워 큰 무대에서 자신과 지역을 빛낼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체육을 전문으로 하는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진로와 직결되는 것으로 더욱 심각하게 현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 고교 졸업 후 실업팀에 들어가는 인원은 졸업생 전체의 10% 남짓, 꿈을 펼칠 무대가 점점 좁아지면서 기회가 너무 부족해 학생들은 지쳐가고 있다. 우수 학생선수를 유치하기 위한 지역 차원의 노력도 보이지 않으면서 오히려 엘리트 선수 육성을 보이지 않는 손이 막고 있는 느낌마저 들고 있다. 근래 충남대 럭비, 농구, 축구부가 해체되고 한남대 배드민턴 등 지역대학의 체육부도 대폭 감소했다.
대전체고 담당자는 "체육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진로의 문이 너무 좁고 성장할 기회를 주지 않아 학생들 스스로도 훈련에 대한 동기부여가 잘 안되고 있다"며 "학생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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