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공공기관 지방이전 미적 충청 성장 답보
金총리 "대통령에 보고" 대선정국 속 베일벗을 듯
균형발전 초당적 협력 필요 여야잠룡 공약화 과제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골자로 하는 혁신도시 시즌2 정책 조기 추진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선 초당적인 협력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대선 정국 속 여야 각 주자들로부터 이에 대한 약속을 받는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도시 시즌2는 2018년 9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시작됐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수도권의 122개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불을 당겼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2019년 말까지 모두 153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한 혁신도시 시즌1에 대한 평가 및 분석 등을 이유로 시즌2 로드맵 발표를 차일피일 미뤄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1월 그해 4.15 총선을 세 달 가량 앞두고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임기 내 공공기관 추가 지방 이전을 마칠 것인가 라는 질문에 "총선을 거치면서 검토할 것"이라며 속도 조절을 했다.
중도일보DB 2019년 7월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대전시 중구 옛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려 허태정 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민주당도 4.15 총선 공약으로 혁신도시 시즌2를 내걸었지만, 총선이 끝나고도 좀처럼 가시화 되진 못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정부 여당이 관심이 없거나 '선거용'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 여당의 밋밋한 태도에 충청권 혁신도시들의 성장 속도도 더뎌 지고 있다. 지역에는 대전(역세권, 연축지구), 충남(내포신도시), 충북 음성 등 3개 혁신도시가 있다. 이 가운데 음성은 1기 혁신도시로 11개 공공기관과 75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인구가 2만 9000여 명에 달한다.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률 40.1%로 10개 도시 평균 28.6%를 상회 한다.
대전과 충남은 지난해 3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 통과로 새롭게 혁신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 여당의 혁신도시 시즌2 정책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음성엔 추가 공공기관 이전이 지연되고 있으며 대전과 충남은 아예 혁신도시 개점휴업 상태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 와서야 다소 희망적인 기류가 감지됐다. 김부겸 총리가 지난달 14일 국회 예결위에서 혁신도시 시즌2 조속 추진을 강조하는 민주당 신정훈 의원(나주화순)의 질의에 "여당의 총선 공약"이라며 강력한 의지를 비췄기 때문이다. 김 총리는 "착공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로드맵이 작동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대통령 직속) 균형발전위원회에서 실질적인 로드맵을 거의 완성 단계다. 조만간 대통령께 보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혁신도시 시즌2에 따른 지방이전 대상 공공기관은 3년 전 이 전 대표가 말한 122개 기관을 넘어 170개 많게는 200개이상 까지 거론되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정책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인데 정확한 시기가 언제쯤이 될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예정된 만큼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 발표가 정치 일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대선정국 속에서 베일을 벗을 것이 유력해 보인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마중물이나 다름없는 혁신도시 시즌2 정책이 정권의 부침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에게 공공기관 지방이전 조기 추진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받고 이에 대한 공약화를 관철하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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