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제 기자 |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누가 더 이상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충청권 정책이나 공약을 내놓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닌데. 그나마 정세균 전 국무총리 정도가 2∼3차례 대전과 충청권을 들리면서 '충청권 신수도권 시대'를 주장했다. 이광재 국회의원과 단일화를 하면서 충남대와 카이스트 중심으로 대학도시를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제시하기는 했다. 이젠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계획 등 구체적인 로드랩도 내놔야 한다.
이낙연 전 대표는 6월과 7월 뜨겁게 달구기만 했던 바이오 산업과 관련해 대전을 전진기지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K-바이오 랩허브의 비수도권 유치라는 타이틀을 내걸면서 인천 유치를 희망하던 송영길 대표와 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K-바이오 랩허브는 인천으로. 중기부 이전부터 이어지는 '허풍' 이미지가 대전시민에 각인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대전에 오면서 준비했다고 보이는 것은 윤석열과 대립구도, 김경수 경남지사와 선 긋기, 그리고 말로만 '충청권 메가시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대전에 와 '공정과 지역 간 균형 회복'이라는 말을 꺼내며 K-바이오 랩허브 탈락에 대한 위로를 던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8일엔 인천을 찾고 SNS를 통해 '인천의 저력'이라는 말과 함께 "바이오 산업의 중심지를 찾았다"는 말로 대전시민의 아픔을 또 한번 후벼 파는 발언을 쏟아냈다. '백제 발언' 이후 또다시 대전을 충청권을 무시하는 발언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가장 최근엔 민주당 대선 주자 중에서 가장 먼저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박용진 국회의원이 드디어 대전을 찾았다. 꺼낸 화두는 카이스트와 대덕특구의 활용 그리고 지역 특색에 맞는 기업 이전. 박 의원 역시 지역색에 맞는 대기업 이전 추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실현 가능성 떨어지고 기업엔 부담감을 줄 수 있다"며 부정적인 답을 내놨다.
충청을 캐스팅 보트라며 연례행사처럼 대선 주자들은 한 번씩은 대전을 세종을 그리고 충남과 충북을 찾는다. 말 그대로 찾는다. 있어 본 적이 없어서 찾는 것이다. 9월 합동연설회를 대전에서 시작하는데 그 전에 충청권 공약에 대해 '언제' 그리고 '어떻게', '무엇을'이라는 구체적인 계획과 로드맵을 들고 찾기를 바란다. 충청권 여론도 누굴 뽑을지 찾고 있으니까.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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