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부경찰서 송재준 서장과 판암파출소 이준한 소장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한 새울신협을 찾아 감사장을 전달하고 있다. |
신협과 농협 등 지역조합 소속 은행원들이 창구를 찾은 어르신들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직감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 소중한 자산을 지킨 것이다.
5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새울신협은 최근 70대 여성 노인 3명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 시도를 모두 차단했다.
지난 2일 A주임은 시골에 땅을 사기 위해 정기예탁금 3000만 원을 중도해지하고 싶다는 고객의 요청을 받았다. 2000만 원은 현금, 1000만 원은 수표로 달라는 고객의 요청을 수상히 여긴 A주임은 사용 용도를 물었다.
시골에 땅을 사기 위해서란 답이 돌아오자, 그는 연세가 많은데 땅을 사고 중도해지인 점을 주목해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했다. 경찰 신고 후 조치 과정에서 고객은 딸을 납치해 돈을 주지 않으면 살해한다는 협박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B대리는 딸을 납치했다는 같은 방식의 보이스피싱 2건을 사전 예방했다.
그는 2000~3000만 원의 거금을 중도해지한다는 고객들의 요청에 바로 휴대전화 사용확인을 요청했다. 이를 거부하자, B대리는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고객을 설득했다.
조사 결과, 고객들은 "딸을 납치했다. 돈을 주지 않으면 살해하겠다"는 협박에 서둘러 예탁금 중도해지와 현금인출을 요청했다.
서부농협은 보이스피싱범에 속아 영업점 3곳을 돌며 현금을 찾으려는 70대 고객의 피해를 막았다.
이 고객은 처음 만년지점에서 5000만 원 현금인출을 요청했다. C과장보는 고액 인출 시 업무절차에 따라 작성하는 고객의 금융사기 예방 진단표를 보고 보이스피싱임을 인지했다.
고객 설득 뒤 경찰이 집까지 동행했지만, 고객은 바로 선사지점을 찾아 2000만 원 인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전 직원에게 직전의 사고사례가 전파돼 동일고객임을 알아차린 D과장보는 고객을 설득했다.
직원들의 설득에도 고객은 발길을 돌려 한밭지점에서 현금인출을 재차 요청했다. 직원들과 경찰의 끈질긴 설득으로, 결국 고객은 아들이 납치되었다는 보이스피싱에 속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두 곳 외에도 농협과 신협 등 다른 지역조합 지점들도 보이스피싱 피해를 잇달아 막아 지역민들의 자산을 지키는 역할을 해냈다.
대전경찰 관계자는 "은행원들의 기지와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며 "보이스피싱범에 현혹돼 속지 말고 은행직원들의 안내에 따른다면 금융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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