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 코로나19 1차 백신 접종. 사진=중도일보 DB. |
교육청 자체적인 지원이 없어지면서 유성구에선 1차 접종에 이어 2차에도 버스로 운송해 접종 지원에 나서기로 한 반면, 나머지 자치구는 아무런 지원이 없어 지역별 차등으로 학생들에게 상실감을 주고 있다.
5일 대전교육청과 자치구에 따르면 오는 9일부터 고3 학생과 교직원 2차 접종이 진행된다. 지난 4일 기준 2만 836명 중 2만 19명이 1차 접종을 마무리해 96%를 달성했다. 즉, 현재까지 2만 19명이 2차 접종 대상이 된다. 다만, 1차 접종이 진행된다면 추가 2차 접종 대상도 늘어난다.
버스 운송 등은 애초 교육청 소관으로 운영돼야 하는 내용이지만, 유성구만 지원에 나서면서 지역 학교마다 지원 여부에 대한 불만이 일고 있다. 고3 학생의 편의가 유성구 지역 학교에서만 제공됐다는 이유에서다.
먼저 학생 편의가 줄어든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정된 접종 장소를 가야 하는 만큼 혼자 갈 경우 위치를 알기 어려운 데다,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더라도 시간이 겹쳐 이동이 어렵고 더위 속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개개인의 학생이 따로 백신 접종을 할 경우 학생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학교에서 버스를 지원하면 신분증과 동의서 등의 관리가 가능하고 백신 접종 대상 여부와 발열 체크 유무 등을 통해 당일 백신 접종 확인이 이뤄지는데, 학생 개인이 따로 맞을 경우 이 같은 확인이 번거롭다는 얘기다. 또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끼리 단체로 맞을 경우 심리적 안정감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도 운송이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문제는 교육청이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 내 전 지역 학생이 백신을 맞는 상황에서 일원화해 운영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자치구의 지원이 아닌 교육청에서 제대로 된 지원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서구의 한 고3 학부모는 "1차 때도 회사에 늦어가면서 직접 데려다 줬는데 차도 막히고 아이도 혼자 불안해해서 안쓰러웠다"며 "특정 학교만 버스를 지원받는 데 이게 차별이 아니면 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학교 측에서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한 고교 교감은 "교육청에서 제대로 된 지원을 통해 모든 고3 학생이 평등하게 백신을 맞아야 했는데, 자치구에서 별도로 지원에 나서면서 지역별 차별이 생긴 것으로 본다"며 "지원받지 못하는 학교나 자치구는 아쉬운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1차 접종 당시 의견 수렴이 어려워 운송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버스 운송을 반대하는 곳도 있었고 의견이 다양해서 수렴하기 어려웠다"며 "2차 접종 운송에 대해선 아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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