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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보이던 감염병 급증세가 비수도권까지 확대된 데 이어 대규모 유통시설 내 집단감염 속출과 맞물리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방역관리 강화에 나섰지만, 식당가를 비롯한 점포 내 매장별로 QR인증을 이미 시행해온 상황에서 진입 구간 출입명부 작성 자체로는 예방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번호 등록에 따른 대기행렬로 차량 지체 현상이 빚어지고 QR코드를 찍기 위해 기다리면서 2차 감염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전시는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맞춰 지난달 27일부터 '대규모점포 출입자명부 작성'을 의무화했다.이에 따라 대형마트,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 3000㎡ 이상의 대규모 점포들은 모든 방문자의 전자출입명부(QR인증)와 간편전화(안심콜) 또는 수기출입명부를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
이번 방역대책은 최근 불거진 백화점발 무더기 확진에 따른 후속조치다. 지난달 29일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에서 12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 달 새 서울과 부산 등 원거리에서 발생한 두 차례 집단감염을 겨냥해 정부와 지자체가 방역지침 강화에 나섰지만, 시민불편도 가중되면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4일 대전의 한 백화점 주차장 진입로 상황을 직접 확인해보니 주말보다 유동인구가 현저히 적은 평일 낮이지만, 안심콜 등록절차로 인해 차량흐름이 정체되고 밀리는 모습이 이어졌다. 내부 진입하기까지 시간도 평소보다 2배 이상 걸렸다.
대전 중구에 사는 주부 안 모(45) 씨는 "주차장 진입 시간이 이전보다 2배 이상 걸렸다"라며 "직원들이 나란히 서서 QR인증과 발열체크 등을 진행하다 보니 검색대를 통과하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난색을 보이긴 마찬가지다. 감염병 사태 장기화로 매출 내림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출입구마다 별도의 인력을 투입하는 데에 따른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된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백화점발 집단감염은 직원탈의실과 동선 내 취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고객 출입을 통제하기에 앞서 거리두기 격상 기간에 따른 셧다운으로 실질적인 확산방지를 모색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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