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희망과 열정의 실습학교 이야기

  • 오피니언
  • 교단만필

[교단만필] 희망과 열정의 실습학교 이야기

대전노은초 조승룡 교사

  • 승인 2021-08-05 10:58
  • 신문게재 2021-08-06 18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조승룡 교사
대전노은초 조승룡 교사
현재 나는 교생실습학교를 운영 중인 대전노은초에서 근무하고 있다. 교육대 학생들이 교직의 실무를 학습하기 위해 교육실습을 나온다. 노은초 선생님들은 교육실습을 위해 학교에 오는 대학생인 교생 선생님을 지도한다. 실습학교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외에 지도 교사이자 선배로서 교생 선생님들을 이끌어나가는 쉽지 않은 일을 한다. 교생선생님들 또한 수업실연, 실무실습 등 교육대학교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학교 현장에서의 여러 가지 힘든 과정들을 겪게 된다. 노은초는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대한민국의 초등교육을 이끌어나갈 우수한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나는 실습학교 근무라는 뜻깊은 경험을 통해 소중한 인연들을 맺을 수 있었고 그런 인연들은 내 교직관을 새로 정립하고 교사의 사명감을 올바르게 성장시키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노은초 선생님들은 초등학교 각 교과별 수업을 교생 선생님들에게 보여준다. 교생 선생님들은 교사의 수업실연을 통해 대학교에서 이론으로만 배웠던 각 교과별 수업의 적용 방법과 실제를 학습하게 된다. 교생 선생님들에게 보다 나은 수업을 보여주기 위해 노은초 선생님들은 늦게까지 수업을 위한 교재연구와 교구제작에 노력을 기울인다. 사회 교과의 역사 단원 수업을 위해 주말 동안 직접 유적지를 방문하여 VR 카메라로 영상을 제작하는 옆 반 동료 교사의 모습 등은 노은초의 흔한 일상이다. 교생 선생님들은 이러한 지도교사의 수업을 보며 학생들을 위한 효과적인 발문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보다 나은 교육 자료를 투입하여 수업 목표에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고민하게 된다. 동료 교생 선생님들과 수업 구상을 위해 밤늦게까지 수업을 위해 같이 고민하고 자료를 같이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교생 선생님들의 수업 역량과 교직에 대한 사명감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된다.



초등학교 교사의 역할은 좋은 수업을 보여주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 학급을 책임지는 담임교사가 해야 하는 학급 경영을 통해 인성교육, 상담활동, 생활지도 등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지도 교사는 이를 위해 필요한 교사와 학생 간의 래포 형성부터 학생 모둠 구성 방법, 급식 지도 방식 등 학생들의 전인적인 발달을 위해 필요한 모든 교육 활동들을 교생들에게 지도하게 된다. 또 교사는 학교 경영을 위해 필요한 업무를 할당 받아 학교 교육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육청에서 발송한 공문들을 매일 확인하고 처리해야 하는 교직 실무 체험도 교생 선생님들에겐 벅찬 실습 과정 중의 하나이다. 지도 교사와 교생 선생님은 약 한 달간의 긴 시간을 함께하며 학급과 학교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일들을 가르쳐주고 배워나가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교생 선생님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이며 지도 교사가 열의를 가지고 도와주어야 하는 일들이다.

초등학교 교사는 교실 안팎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에 대하여 항상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사의 능력은 코로나19 상황 속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 노은초 선생님들은 비대면에 따른 최적화된 환경과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였다. 구글 미트 화상 회의 시스템 학습, 온라인 시범 수업 실시, 수업 영상 촬영 기법 연습 등 실습 지도가 시작되기 전까지 선생님들은 대면 및 비대면 교육실습에 필요한 수업역량을 키워나갔다. 교생 선생님들은 2주 비대면, 2주 대면으로 진행된 실습 기간 동안 코로나로 인해 성큼 다가온 미래교육을 한 발짝 앞서 경험할 수 있었다. 지도 교사는 비대면으로 진행된 2주 동안 매일 1시간씩 화상회의를 통해 수업과 다양한 연수를 진행하였으며 수업 영상 송출을 통해 교생 선생님은 대면 실습과 마찬가지로 수업을 참관하며 수업의 실제를 경험하게 되었다. 2주 간의 대면 실습 기간에는 교사와 교생 선생님 모두 방역수칙을 지키며 거리두기 원칙에 따라 수업 진행과 교직 실무 체험을 진행하였다.



첫 제자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봤을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문득 돌아보니 꽤 오랜 시간 동안 교직에 몸을 담게 되었다. 그동안 많은 학교를 거쳐오면서 기억에 남는 훌륭한 동료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정성을 다해 사랑을 담아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배 선생님,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통해 자신의 수업력을 향상시키는 후배 선생님 등 자신과 학생들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멋진 선생님들을 통해 나의 부족함이 무엇인지 또 좋은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실습 학교에서의 경험은 앞으로 교직생활을 이어나감에 있어 너무나도 큰 자산으로 남게 되었다. 후배 교사를 양성하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묵묵히 교생 선생님들의 뒷바라지를 해 주셨던 선생님들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 밤새 수업을 준비하고 학생 이름을 한 명 한 명 외우며 직접 불러주며 열심히 수업을 했던 교생 선생님들 모두 내 기억 속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대전노은초 조승룡 교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3. 의령군 자굴산 자연휴양림 겨울 숲 별빛 여행 개최
  4.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5.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술 국제 교육 스파인워커아카데미 업무협약
  1.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2. "함께 걸어온 1년, 함께 만들어갈 내일"
  3.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변동중, 음악으로 함께 어울리는 행복한 예술교육
  4. 낮고 낡아 위험했던 대전버드내초 울타리 교체 완료 "선제 대응"
  5.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헤드라인 뉴스


공백 채울 마지막 기회…충청권, 공공기관 유치 사활

공백 채울 마지막 기회…충청권, 공공기관 유치 사활

이재명 정부가 2027년 공공기관 제2차 이전을 시작하기로 한 가운데 대전시와 충남도가 '무늬만 혁신도시'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20년 가까이 정부 정책에서 소외됐던 두 시도는 이번에 우량 공공기관 유치로 지역발전 모멘텀을 쓰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배정에서 제외됐다. 대전은 기존 연구기관 집적과 세종시 출범 효과를 고려해 별도 이전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됐고, 충남은 수도권 접근성 등 조건을 이유로 제외됐다. 이후 대전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이전과 인구 유출이 이..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직장맘에게 지급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내년부터 월 220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한액이 출산휴가급여 상한액을 웃도는 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 상한액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출산 전과 후에 9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받을 수 있다. 미숙아 출산은 100일, 쌍둥이는 120일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에 최소 60일(쌍둥이 75일)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유급휴가다. 정부는 출산·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최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10일 소상공인 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 서구 월평동 '선사유적지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