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메타버스 시대와 도덕 기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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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메타버스 시대와 도덕 기반사회

이원묵 건양사이버대 총장

  • 승인 2021-08-03 11:30
  • 신문게재 2021-08-04 18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이원묵 건양대총장
이원묵 건양사이버대 총장
메타버스(Metaverse)는 디지털 기술이 만든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즉 초월(beyond) 또는 변이(trans)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인 우주(Universe)를 합성해 만든 '초현실 가상사회'로 통용되는 요즘 신조어다. 아침에 눈 뜨면서 휴대폰으로 만날 수 있는 세상이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기술과 네트워크가 만든 세상은 시간과 공간에 갇힌 현실과는 크게 다르다.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초월하는 특이점(singularity)을 지나고 있다. 뉴턴 운동법칙 영역인 현실을 벗어나서 시공(時空)의 임계를 초월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의 세상으로, 초현실의 가상세계가 열렸기 때문이다. 가상세계의 특성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동시성(同時性), 양과 크기의 제한이 없는 무한성(無限性), 행동과 생각의 제약 없이 프로토콜을 만드는 확장성(擴張性), 그리고 인간의 메타적 사고가 만들어 내는 가공성(架空性)의 세상이다. 그래서 메타버스는 현실과 다른 환경이므로 인류에게 행복한 문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법치보다 차원 높은 도덕 사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인류는 항상 문명의 발전을 통해 행복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문명의 발전이 곧 행복은 아니며, 인류가 가장 선호하는 사회체계는 도덕 기반사회다. 공정, 정의, 평등과 같은 윤리적 중용가치 기준은 시대 가치에 따라 변하지만, 진실, 양심, 자유와 같은 도덕 가치는 인간의 본성에 기반을 둔 절대 가치이다. 그래서 고대 사회의 종교지배나, 왕정, 공화정이든 국가의 통치체계는 인간의 본질적 가치에 기반을 두고, 법치 사회보다 우선하여 도덕 사회를 지향하였다. 중국 한나라의 약법삼장이나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이 그 실례(實例)다. 도덕기반이 확고한 사회는 언제나 어떤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이 만든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의 메타버스 사회는 지금껏 살아온 전통사회 가치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정치, 경제, 산업, 직업, 교육 등 모든 분야의 패러다임도 변한다. 그 주요 특성을 보면, 첫째는 모든 아날로그적 패러다임이 디지털화되면서 사회구조가 급격히 변화한다. 산업과 비즈니스의 디지털화, 교육과 학문의 디지털화, 재택근무와 배달문화 같은 비대면 생활문화의 일상화 등 사회생활 문화의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둘째는 전반적으로는 집단적 공동사회가 개인주의(Individualism)로 전환됨으로 개별사회가 확대된다. 셋째는 국가 중심의 거시적 플랫폼 사회가 전문화된 소그룹의 프로토콜(Protocol) 사회로 바뀌어 가고 있다. 넷째는 진화학자들은, 그동안 이성 사회가 가지고 있는 논리에 의한 합리주의 사회가 감성 요소가 포함된 알고리즘에 의한 감성사회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이런 특성을 가진 메타버스 사회는 세분된 사회집단 간의 이질화된 특성 때문에 사회갈등과 대립이 잦고 커질 수 있다. 더구나 SNS상에 유통되는 정보의 20% 이상이 거짓이고, 신상 털기, 사이버 집단 테러, 사기금융 등 다양한 사이버 범죄행위가 급격한 증가 추세에 있다. 이런 부작용은 메타버스가 인류의 행복을 주기는커녕, 불안과 공포 그리고 증오와 분노를 양산하여 갈등과 대립의 디스토피아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플라톤은 정의가 넘치는 유토피아를, 중세 종교 국가와 마르크스-레닌의 공산주의는 모두 공평한 이상 국가를 목표하였으나, 토마스 모어의 소설 '유토피아'처럼 모두가 완전히 실패하였다. 이는 정의와 공평이라는 획일적이고 중용적 윤리 가치보다는 진실과 양심 그리고 자유라는 인간의 본성인 절대적 도덕 가치가 우선하기 때문이라 한다. 역사의 교훈에서 알 수 있듯이 도덕 기반이 없는 문명은 사회를 소멸시킨다는 진실이다. 요즘처럼 메타버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짓과 갈등 문화가 우리 사회를 부도덕한 디스토피아 세상으로 끌고 가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모두가 깊이 성찰해야 할 대목이 아닌가 한다. /이원묵 건양사이버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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