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동참에 감사의 글을 올린 소방공무원노동조합. |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병원이 보유한 혈액이 부족해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는 소식에 동료 소방대원들과 지역민들은 자기 일처럼 나서 헌혈에 동참했다.
2일 대전·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3시 37분께 충남 천안시 직산면 한 제조공장에서 불이나 진화작업을 벌이던 천안서북소방서 소속 최모(30) 소방교가 무너지는 지붕 잔해에 깔렸다.
이 사고로 최 소방교는 안면 등 전신 55% 화상(3도 화상)을 입어 전문병원인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 중상인 만큼 집중치료와 수술이 급박했지만, 병원의 혈액보유량이 부족해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그러자, 충남소방본부는 본부와 16개 소방서 소속 대원들에게 헌혈 동참을 요청하는 한편 119 종합상황실을 통해 전국 본부와 소방서에 협조공문을 보냈다.
소식을 접한 동료 소방대원들은 지역을 떠나 앞다퉈 헌혈에 나섰다. 대전소방본부는 헌혈동호회 '나누리'가 중심이 되어 릴레이 헌혈에 나섰다.
소방공무원노조는 최 소방교의 안타까운 소식을 인터넷으로 전해 시민들의 도움도 요청했다.
지역민들은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최 소방교의 소식을 접하고, 헌혈한 뒤 인증샷을 찍는 등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최 소방교를 위한 헌혈 인증은 인터넷에서 릴레이처럼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동료들과 시민들의 도움 덕분에 최 소방교는 수술을 예정대로 받을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앞으로도 많은 혈액이 필요한 점이다. 화상 치료 특성상 많은 양의 혈액이 필요하고, 화상 정도 또한 심해 충분한 혈액을 보유해야 치료에 지장이 없다는 게 소방 측 설명이다.
소방 관계자는 "동료 대원들과 시민들이 내 일처럼 도와줘 수술에 필요한 혈액을 구해 최 소방교가 무사히 수술을 받게 됐다"며 "앞으로 치료 기간에도 혈액이 필요한 만큼 헌혈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 소방교를 위한 헌혈 동참은 지역 내 가까운 헌혈의 집 또는 헌혈카페에서 최 소방교 지정 헌혈임을 알리고 헌혈을 요청하면 된다. 지원 가능한 혈액형은 A형과 O형이다.
한편 지난해 화재·구조 등 작업 도중 다쳐 공상 처리된 충청권 소방대원은 100명이다. 지역별로는 대전 23명, 세종 7명, 충남 30명, 충북 40명이다.
송익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