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목동캠퍼스 시절 그대로 재현
복원 위해 280명 동문 20억 기금 조성
목동캠퍼스 벽돌 수습해 외벽에 사용
모든 것엔 역사와 문화가 존재한다. 인류의 역사, 나라의 문화 등 어디에나 있다. 이는 대학에도 존재한다. 대학이 살아온 시간을 보고 대학만의 고유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건물들이 있다. 대학생들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대학 건물에도 스토리가 있고, 목적이 있다. 이 공간들은 대학생의 생활공간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의미가 있다. 대학에서 의미를 담은 공간들은 향후 대학생들에게 대학에 대한 귀감을 줄 뿐 아니라, 지역의 문화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대전과 충남지역 대학만의 발자취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목원대 구신학관. 사진=조훈희 기자 |
"구신학관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한국전쟁 직후부터 교육의 사명을 수행한 '목원'의 정신을 계승하고 대학과 감리교 역사의 중심역할을 감당하는 곳이다."
대전 서구 도안동 목원대 교정 중심부에 있는 구신학관에 들어서면 이런 설명 등이 담긴 '구신학관 복원 취지' 동판을 볼 수 있다. 구신학관은 목원대 목동캠퍼스 시절 채플(대학교회)과 함께 대학의 상징이었던 곳이다. 1954년 중구 목동에서 대전 최초의 사립대로 문을 연 목원대는 1999년 현재 위치인 서구 도안동으로 캠퍼스를 이전한 뒤 2013년 구신학관을 복원했다.
목동캠퍼스 시절 신학관. 사진=목원대 제공. |
목원대는 1999년 현대적 조형미를 갖춘 아름다운 도안동캠퍼스로 이전했지만, 목원의 상징이었던 구신학관은 자리를 잡지 못했다. 당시 280명의 동문 기업인과 동문 목회자 등은 목동캠퍼스에서 철거됐던 구신학관 복원을 위해 20억8000여만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여기에 목원대 건축학부 김정동 명예교수가 목동캠퍼스 내 신학관 철거 전에 완벽한 건물구조 재현을 위해 실측을 진행해 복원설계서를 작성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구신학관은 2013년 8월 8일 채플 남쪽, 신학관 뒤편에 총면적 1581.85㎡ 규모로 복원됐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복원된 구신학관이 목동캠퍼스에 있던 신학관과 같은 건물구조로 복원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벽돌도 기존 목동캠퍼스에 쓰였던 것을 철거 당시 수습해 사용했다. 목동캠퍼스에서 철거했던 신학관 벽돌을 도안동 캠퍼스 구신학관 복원 예정지에 묻어서 보관했다. 그 벽돌이 현재 구신학관 복원에 사용되면서 역사성과 상징성을 더하고 있다.
목원대 구신학관 1층 전시관. 사진=조훈희 기자 |
현재 구신학관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학의 역사기록을 전시하는 '목원대 역사관'과 '한국 감리교 역사관' 등으로 구성됐다. 1층 목원대 역사관에서는 목원대의 태동부터 도약과 중흥, 비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2층 감리교 역사관에서는 한국 감리교회 약사부터 시대별 교회의 변천을 살펴볼 수 있고, 한국 최초의 기독교대한감리회 공식 휘장 등 역사적 유물도 전시돼 있다. 목원대는 구신학관에 선교사들의 활동을 알 수 있는 전시공간도 기획하고 있다. 목원대는 구신학관에 대한 근대문화재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
목원대만의 목원 정신 계승은 앞으로도 이어진다. 권혁대 총장은 "구신학관은 한국전쟁 직후 선교사들이 신학에 바탕을 두고 농촌지도사들을 양성하기 위해 세운 목원대의 모체였다"라며 "목원대의 정신과 역사가 담긴 구신학관은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구심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대의 변화에 맞춰 박물관 내 모든 자료를 온라인에서도 열람할 수 있는 특화된 역사관을 만든 내용 등도 구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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