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14년 날아온 우상혁…한국 높이뛰기 새역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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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14년 날아온 우상혁…한국 높이뛰기 새역사 쓴다

중리초 윤종형 감독 지도로 높이뛰기 시작
전국소년체전 때 "내년엔 꼭 금메달" 당찬 포부
근육 키운 후 체중감량으로 최고기량 도달
1일 오후 7시 도쿄 국립경기장서 결선

  • 승인 2021-07-31 12:22
  • 수정 2021-07-31 13:45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우상혁1
우상혁이 30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28m를 뛰어 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천군청 소속 우상혁 선수(25·현 상무 군복무)이 25년 만에 올림픽 높이뛰기 결승에 진출해 내달 1일 오후 7시 10분 결전을 치른다.

우상혁은 앞서 30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m28를 뛰어넘어 결선에 진출했다. 예선에 참가한 33명의 선수 중 상위 12위 안에 들어야 결선에 오를 수 있다. 우상혁은 2차 시기에 2m28 기록으로 전체 9위를 확정지어 조기에 결선 진출권을 확보했다.

한국 육상에서 트랙과 필드 선수 중 올림픽 결선에 진출한 건, 1996년 높이뛰기 이진택 이후 무려 25년 만이다.

▲두 번째 올림픽 출전



우상혁은 극적으로 도쿄올림픽 진출 티켓을 쥐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높이뛰기 우수선수초청(남자) 공인기록회에서 개인 최고 기록보다 1cm가 높은 2m31을 넘었다. 도쿄올림픽 랭킹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마지막 날 대회였고, 이 기록 덕분에 1일 세계육상연맹이 발표한 세계 랭킹에서 31위에 올라 극적으로 상위 32명에게 주어진 올림픽 출전권을 품에 안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예선 22위 탈락)에 이은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었다.

▲1㎝ 짝발을 극복한 높이뛰기

그는 대전에서 태어나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실력을 키웠다. 대전 중리초등학교 4학년에 아버지 손을 잡고 중리초등학교 육상부 윤종형 감독을 찾은 게 인연이었다. 윤 감독은 서천군청에 육상부 둥지를 마련해 우상혁을 영입해 프로 선수로서 높이뛰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이끈 은사다. 우상혁은 육상을 시작하기 전인 초등학교 2학년 때 교통사고를 당해 후유증으로 오른발이 왼발보다 1㎝ 작았고 달리기에서는 친구들과 경쟁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높이뛰기를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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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리우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연습 중인 우상혁.  (사진=연햡뉴스)
2008년 중리초 6학년 때 제37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후 중도일보와 인터뷰에서 그는 "대전에 첫 높이뛰기 메달을 안겨줬다는데 자부심을 갖고 감독과 코치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더욱 열심히 연습해 내년에는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고 전했다. 송촌중 육상팀에 진학한 우상혁은 38회 KBS전국육상경기대회에서 높이뛰기 1m 89를 뛰어 육상팀 창단 2년에 불과한 송촌중에 전국대회 금메달을 안겼다.

충남고 재학하던 2013년 세계청소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2m20을 기록,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본격적으로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근육 남기고 3㎏ 체중감량

우상혁은 2016 리우올림픽 때 2m26에 그쳐 예선 탈락했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88㎝에 왼발로 도약해 배면뛰기로 바를 넘는 그는,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근육량을 키운 '파워형' 기술로 전문화했다. 강한 도약과 공중 동작으로 자신의 기록을 갱신했다. 최근에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체중을 3㎏가량 감량해 가볍게 하면서 탄력을 키우면서 바를 부드럽게 넘어가는 전략을 세웠다. 그가 오래 전부터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꼽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테판 홀름(스웨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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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75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도약하고 있다. 체중을 3㎏가량 감량해 유연성을 키웠다.  (사진=연합뉴스)
우상혁은 오는 1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 결승에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남자 높이뛰기 이진택의 2m29를 넘어 국내 최고기록을 세우고 첫 메달을 안길 지 주목된다.

군 입대 전까지 우상혁을 지도한 서천군청 육상팀 감독은 "국제경험이 많고 그동안 성실한 훈련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남다르게 느껴진다"라며 "체중을 빼고 탄력을 키워 부드럽게 도움닫기를 하는 모습에서 결승에서도 좋은 결과가 충분히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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