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이 30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28m를 뛰어 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우상혁은 앞서 30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m28를 뛰어넘어 결선에 진출했다. 예선에 참가한 33명의 선수 중 상위 12위 안에 들어야 결선에 오를 수 있다. 우상혁은 2차 시기에 2m28 기록으로 전체 9위를 확정지어 조기에 결선 진출권을 확보했다.
한국 육상에서 트랙과 필드 선수 중 올림픽 결선에 진출한 건, 1996년 높이뛰기 이진택 이후 무려 25년 만이다.
▲두 번째 올림픽 출전
우상혁은 극적으로 도쿄올림픽 진출 티켓을 쥐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높이뛰기 우수선수초청(남자) 공인기록회에서 개인 최고 기록보다 1cm가 높은 2m31을 넘었다. 도쿄올림픽 랭킹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마지막 날 대회였고, 이 기록 덕분에 1일 세계육상연맹이 발표한 세계 랭킹에서 31위에 올라 극적으로 상위 32명에게 주어진 올림픽 출전권을 품에 안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예선 22위 탈락)에 이은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었다.
▲1㎝ 짝발을 극복한 높이뛰기
그는 대전에서 태어나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실력을 키웠다. 대전 중리초등학교 4학년에 아버지 손을 잡고 중리초등학교 육상부 윤종형 감독을 찾은 게 인연이었다. 윤 감독은 서천군청에 육상부 둥지를 마련해 우상혁을 영입해 프로 선수로서 높이뛰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이끈 은사다. 우상혁은 육상을 시작하기 전인 초등학교 2학년 때 교통사고를 당해 후유증으로 오른발이 왼발보다 1㎝ 작았고 달리기에서는 친구들과 경쟁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높이뛰기를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연습 중인 우상혁. (사진=연햡뉴스) |
충남고 재학하던 2013년 세계청소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2m20을 기록,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본격적으로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근육 남기고 3㎏ 체중감량
우상혁은 2016 리우올림픽 때 2m26에 그쳐 예선 탈락했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88㎝에 왼발로 도약해 배면뛰기로 바를 넘는 그는,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근육량을 키운 '파워형' 기술로 전문화했다. 강한 도약과 공중 동작으로 자신의 기록을 갱신했다. 최근에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체중을 3㎏가량 감량해 가볍게 하면서 탄력을 키우면서 바를 부드럽게 넘어가는 전략을 세웠다. 그가 오래 전부터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꼽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테판 홀름(스웨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지난달 말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75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도약하고 있다. 체중을 3㎏가량 감량해 유연성을 키웠다. (사진=연합뉴스) |
군 입대 전까지 우상혁을 지도한 서천군청 육상팀 감독은 "국제경험이 많고 그동안 성실한 훈련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남다르게 느껴진다"라며 "체중을 빼고 탄력을 키워 부드럽게 도움닫기를 하는 모습에서 결승에서도 좋은 결과가 충분히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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