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그곳] “벽화·야경순례 갑니다”... ‘제빵왕 김탁구’ 그곳 청주 수암골

[거기 그곳] “벽화·야경순례 갑니다”... ‘제빵왕 김탁구’ 그곳 청주 수암골

  • 승인 2021-07-31 12:45
  • 수정 2021-08-24 16:24
  • 박솔이 기자박솔이 기자
컷-거기그곳









'벽화마을'로 이름 알린 수암골
각종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세
'청주 도심 한눈에' 전망대 인기
루프탑 카페 등 젊은층에 각광



중도일보는 31일부터 매주 대전·충남·세종 지역의 드라마·영화 속 장소들을 소개하는 '거기 그곳'을 연재합니다. 촬영지로서의 매력, TV 속 색다른 모습의 장소들을 돌아보며 무심코 지나쳤던 '그곳'을 다시한 번 만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담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김탁구 포슽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포스터/KBS 제공
최고시청률 49.3%.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효과는 대단했다. 지난 2010년 6월 안방극장으로 찾아와 까까머리 시골 소년의 제빵사 성장기를 보여주더니 종영과 동시에 청주 '달동네' 수암골을 단숨에 양지로 올려 핫플레이스로 만들었다. 윤시윤(윤동구 役), 주원(구마준 役)의 필모그래피 첫 장을 장식한 '제빵왕 김탁구'. 초보 연기자 우려도 컸지만, 안정적인 스토리와 연출로 두 배우를 스타덤까지 올려준 작품이다. 두 배우의 인기 상승으로 팬들은 "우리 오빠(?) 촬영했던 곳 성지순례 가자"며 청주 수암골로 향했다.

수암골 벽화 수정완료_2개 이어붙임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촬영지 청주 수암골은 '벽화 마을'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마을 골목에는 다양한 주제로 한 벽화들이 관광객들을 맞는다./사진=독자 제공
▲골목골목 '벽화' 보는 재미… 청주 '마지막' 달동네=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로 많이 알려진 곳이지만 벽화마을로도 유명하다. 6·25전쟁 이후로 피난민들이 모여 살았던 수암골은 삭막하기 그지없었다. 달이 뜨면 사라지는 동네는 2007년 공공미술 프로젝트 '벽화' 작업을 통해 추억을 여행하는 골목으로 180도 변신에 성공했다. 청주 도심 마지막 달동네 수암골은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동이 트면 형형색색의 옷을 입는다. 골목에 까만 장막이 쳐져 가로등 불 따라 간신히 어둠을 헤쳤던 밤과 다르다. 벽화가 맞는 수암골 골목은 천사가 날개를 놓고 간 자리에는 인생샷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무서운 호랑이에 쫒기는 포즈를 취해 보기도 하고 오줌 누는 아이를 따라 해보기도 한다. 기차놀이 하는 꼬맹이들과 잠시 동심에 빠지기도 한다. 드라마 종영 이후 11년이 지난 수암골은 '김탁구' 보러 갔다가 벽화마을에서 반나절 다 보내고 간다는 말이 우습지 않다.



수암골_야경
청주 수암골 전망대는 청주 야경명소로 유명하다. 탁트인 시야와 청주 도심이 한눈에 담겨 청주에 오면 꼭 들러야할 장소로도 입소문이 나있다./사진=독자 제공
▲윤시윤 만나러 전망대로… '야경 성지'로 떠오른 달동네=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촬영 장면 중 청주 수암골을 가장 빛나게 해줬던 곳은 바로 '전망대'일 것이다. 청주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우암산을 뒤로 밤에도 빛을 내는 청주 도심을 오롯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전망대로 가는 길은 마냥 순탄치 않다. 등산을 연상케 하는 언덕길과 자동차 엔진 소리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가파른 도로. 손 꼭 붙잡고 왔던 커플들도 팔짱 풀고 각자 올라가기 바쁘다. 야경 보러 왔다가 운동 제대로 하고 간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헉헉거리며 올라선 곳. 윤시윤이 주원과 티격태격 빵을 만들어 팔았던 '팔봉제빵점'을 지나쳐 조금 낮은 언덕을 더 올라가면 시원한 바람이 이마를 스친다. 다 왔다. 청주 시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야경 스폿. 땀 삐질 흘렸던 고생이 보답 받는 기분이다.

수암골_루프탑 카페
청주 수암골을 들러야 하는 이유로 야경이 있다면 전망대 외에도 다양한 뷰를 즐길 수 있는 루프타 카페들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했나. 수암골도 많이 변했다. 하나 둘 생긴 고층빌딩과 루프탑 카페들의 조명불빛이 더해져 밤을 더 환히 밝힌다. 우암산을 타고 부는 바람, 조용한 마을, 그림 같은 야경. 삭막했던 수암골의 밤은 로맨틱하다.

드라마아트홀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청주 수암골에는 김수현 드라마 작가 기념관인 '김수현드라마아트홀'이 있다. 김 작가의 대표작 대본과 저서 등을 만날 수 있으며 옛 청주시장 관사 일대를 리모델링해 눈길을 끈다./청주시 제공
'제빵왕 김탁구'에서 만난 2010년 수암골은 11년이 지난 2021년 수암골과 많이 다르다. 야경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 각지에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제빵왕 김탁구 외에도 수많은 드라마 촬영지로 선택받았다. 인근 수동 일원에는 드라마 작가 김수현 관련 전시관 '김수현드라마아트홀'도 자리하고 있다. 달동네였던 수암골 골목에는 문화예술이 흐르고 바람 소리 휑했던 마을에는 관광객의 재잘거림이 끊임없다. 제빵왕 김탁구 등 드라마 후광효과를 벗어나 문화예술 마을로 사랑 받는 수암골. 또 다른 10년 후 모습은 어떨지 기다려진다.

박솔이 편집2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금강환경청, 자연 복원 현장서 생태체험 참여자 모집
  2. "방심하면 다쳐" 봄철부터 산악사고 증가… 대전서 5년간 구조건수만 829건
  3. [기고]대한민국 지방 혁신 '대전충남특별시'
  4. [썰] 군기 잡는 박정현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5. 기후정책 질의에 1명만 답…대전 4·2 보궐선거 후보 2명은 '무심'
  1. 보은지역 보도연맹 희생자 유족에 국가배상 판결 나와
  2. 안전성평가연구소 '국가독성과학연구소'로 새출발… 기관 정체성·비전 재정립
  3. 지명실 여사, 충남대에 3억원 장학금 기부 약속
  4. 재밌고 친근하게 대전교육 소식 알린다… 홍보지원단 '홍당무' 발대
  5. '선배 교사의 노하우 전수' 대전초등수석교사회 인턴교사 역량강화 연수

헤드라인 뉴스


충청 4·2 재·보궐 결전의 날… 아산·당진·대전유성 결과는?

충청 4·2 재·보궐 결전의 날… 아산·당진·대전유성 결과는?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정국에서 펼쳐지는 첫 선거인 4·2 재·보궐 선거 날이 밝았다. 충청에선 충남 아산시장과 충남(당진2)·대전(유성2) 광역의원을 뽑아 '미니 지선'으로 불리는 가운데 탄핵정국 속 지역민들의 바닥민심이 어떻게 표출될지 관심을 모은다. 이번 재·보궐에는 충남 아산시장을 포함해 기초단체장 5명, 충남·대전 등 광역의원 8명, 기초의원 9명, 교육감(부산) 1명 등 23명을 선출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놓고 여야 간 진영 대결이 극심해지면서 이번 재·보궐 선거전은 탄핵 이슈가 주를 이뤘다. 재·보궐을 앞..

‘전원일치 의견’이면 이유 요지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
‘전원일치 의견’이면 이유 요지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과 관련,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이 ‘전원일치’이면 이유의 요지를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을 낭독한다. 헌법재판소의 실무지침서인 ‘헌법재판 실무제요’ 명시된 선고 절차다. 재판관들의 의견이 엇갈리면 주문 먼저 읽은 후에 다수와 소수 의견을 설명하는 게 관례지만, 선고 순서는 전적으로 재판부의 재량에 달려있어 바뀔 수 있다. 선고 기일을 4일로 지정하면서 평결 내용의 보안을 위해 선고 전날인 3일 오후 또는 선고 당일 최종 평결, 즉 주문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평결은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의견을..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공식 첫 걸음…대전지역 금융 기반 기대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공식 첫 걸음…대전지역 금융 기반 기대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하 소호은행)이 1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국 최초의 소상공인 전문은행 역할을 지향하는 소호은행은 향후 대전에 본사를 둔 채 충청권 지방은행의 역할을 일부 수행하며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소호은행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KCD) 대표는 "대한민국 사업장의 절반 이상이 소상공인, 대한민국 경제 활동 인구의 4분의 1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 재·보궐선거 개표소 설치 재·보궐선거 개표소 설치

  • 3색의 봄 3색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