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대 4까지 개선키로 했지만, 임기 1년도 채 안 남은 시점에서 7대 3조차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정청 간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논의 과정을 감안하면 사실상 문 대통령 임기 내에선 7대 3 달성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재정분권특별위원회 당·정·청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 민주당에서는 윤 원내대표와 박 정책위의장, 김영배 특위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안도걸 기획재정부 차관, 이재영 행정안전부 차관, 최상한 자치분권위원회 부위원장이, 청와대에서는 이신남 자치발전비서관이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현행 21%인 지방소비세율을 25.3%로 인상해 중앙정부와 지방재정 비율을 각각 72.6%와 27.4%로 조정키로 합의했다.
지방소비세율은 국세인 부가가치세수 중 지방에 배분되는 비율이다.
이날 회의 결과 당정청은 중앙정부 기능 이양에 따르는 관련 예산 2조 8000억원을 나누고, 자주재원을 확보해 1조원 가량을 추가로 지방정부에 나눠준다는 방침이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을 1조원 규모로 신설해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비율은 각각 2.5와 7.5로 나눈다.
김영배 위원장은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의 2단계 재정분권을 마무리하는 입법 발의 안에 합의했다"며 "(정부의) 기능 이양에 따르는 2.8조원과 자주재원 1조원을 합쳐 (지방소비세율) 4.3% 인상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합의된 사안에 대해 입법발의 한다는 방침이다. 또 8월 국회부터 3단계 재정 분권 논의에도 착수키로 했다.
이날 회의서 결정된 문재인 정부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은 1단계 재정분권이 적용된 2020년 73.7 : 26.3에서 2022년 72.6 : 27.4로 1.1%p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문 대통령 대선 공약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조기 대선 과정에서 지방분권·국가균형발전 정책과 관련, " 8대2 수준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7대3을 거쳐 6대4 수준까지 개선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민주당이 3단계 재정분권 논의에 곧바로 착수하겠다고 밝혔지만, 내년 5월까지인 문 대통령 임기 내에 국세 지방세 비율이 6대 4는 고사하고 7대 3 달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재정 분권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따른 국가 재정 부담 등이 이유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 공약 달성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언론 질문에 "코로나 국난 상황 감안하고 중앙정부가 국난 극복 과정에서 부채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 양해 말씀 드렸다"고 해명했다.
이해식 특위 간사도 "애초 기대했던 것보다 지방재정 확충 규모가 축소돼 2018년 합의했던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7대 3으로 개선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번 대선 과정에서 적극적인 논의과정을 거쳐 3단계 4단계 재벙분권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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