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B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23일 시공사 교체 의지를 조합원들에게 전달했다.
조합은 시공사 교체의 이유로 GS건설의 사업에 대한 진정성 부족, 회의 불참 등을 꼽았다.
또 과도한 추가 공사비 책정도 시공사 교체의 원인이 됐다고 했다. 조합은 이러한 이유로 시공사 교체 움직임이 본격화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있다. 조합이 시공사를 교체한다면 프리미엄 브랜드로 적용할 것이고, 현대건설의 The H 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물론 사업의 진정성 부족 등이 실제 시공사 교체 움직임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위한 움직임이라고 말한다.
실제 장대B구역 재개발 조합은 해당 구역을 대전의 랜드마크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최고급 브랜드 적용을 고려한 적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타 지역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위한 시공사 교체 움직임을 보이고 실제 시공사 계약해지까지 이뤄지자 장대B구역에서도 시공사 교체를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브랜드로 인해 또다시 시공사 교체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지역에서 시공사 교체 움직임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도마변동 1구역 재개발 조합도 시공사 교체를 추진, 실제 시공사 교체로 이어진 바 있다.
당시 금성백조가 시공을 맡았으나, 조합은 이번 장대B구역과 마찬가지로 브랜드로 인해 시공사 교체를 추진했다. 금성백조 예미지의 브랜드가 약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시공사는 현대건설로 변경됐고 해당 구역은 예미지가 아닌 힐스테이트 단지가 됐다.
해당 구역 주민들이 자신들의 재산의 가치를 높인 것이라고 하지만 이런 추세를 보면 이해가 되면서도 우려가 앞선다.
시공사 선정은 어찌 보면 약속과도 같은데 그 신뢰를 깨버리는 것이고, 시공사 교체가 당연시되는 분위기가 정착된다면 지역건설업계가 상당한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약소 브랜드라는 이유로 시공사 교체가 당연시된다면 지역 건설업계가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질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외지의 대형건설사의 지역 러시로 인한 먹거리 부족으로 수주난에 허덕이고 있는 지역 건설사는 이제 명함조차 내밀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우려가 되는 것은 건설사뿐만이 아니다. 조합원 등 사업 주체도 사업지연으로 인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현재 대전지역 부동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언제 뒤바뀔지 알 수 없다. 꼭 좋은 브랜드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성현 경제사회교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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