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공간①] 충남대 정심화홀...'숭고한 기부정신'으로 태어나다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대학의 공간①] 충남대 정심화홀...'숭고한 기부정신'으로 태어나다

  • 승인 2021-07-26 10:48
  • 수정 2021-09-13 11:39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컷-대학의공간







고 이복순 여사 기부로 설립 계기…대전권 최고규모 문화 공간 갖춰
충남대 이 여사 추모식 매년 진행
"정심화국제문화회관 충남대의 상징"


모든 것엔 역사와 문화가 존재한다. 인류의 역사, 나라의 문화 등 어디에나 있다. 이는 대학에도 존재한다. 대학이 살아온 시간을 보고 대학만의 고유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건물들이 있다. 대학생들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대학 건물에도 스토리가 있고, 목적이 있다. 이 공간들은 대학생의 생활공간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의미가 있다. 대학에서 의미를 담은 공간들은 향후 대학생들에게 대학에 대한 귀감을 줄 뿐 아니라, 지역의 문화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대전과 충남지역 대학만의 발자취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충남대정심화
충남대 '정심화국제문화회관' 전경. 사진=조훈희 기자
[스토리가 있는 대전·충남 대학 공간] 1. 충남대 정심화홀



충남대 정문. 들어서자마자 오른 쪽에 위치한 정심화국제문화회관엔 기부역사의 상징과 충남대의 역사가 함께 자리해있다. 고 정심화(正心華) 이복순(李福順) 여사의 숭고한 기부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다. 고 정심화 이복순 여사는 '김밥 할머니'로 불린다. 1990년 11월 28일 고 이복순 여사는 김밥도시락 판매와 여관을 경영해 일평생 모은 현금 1억원과 시가 50억여원 상당의 부동산을 충남대에 기증했다.

이는 국제문화회관을 설립한 계기가 됐다. 지금의 충남대 '정심화(正心華) 국제문화회관'이다. 고 이복순 여사의 법명을 땄다. 1995년 충남대는 고 이복순 여사가 기탁한 부동산을 매각하고 70억여 원의 예산을 자체에서 부담할 것을 전제로 대규모의 국제문화회관 건립을 계획해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이후 1999년에는 450석 규모를 갖춘 백마홀과 180석 규모를 지닌 대덕홀(국제회의장)이 완공됐고, 1817석 규모의 정심화홀과 각종 부대시설도 들어섰다.

정심화 이복순여사 상
정심화 이복순여사 상.

충남대는 2002년 1월 국제문화회관을 정심화국제문화회관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같은 해 8월엔 이복순 여사의 흉상도 제막했다. 이복순 여사는 1992년 8월 7일 별세했고, 충남대는 이를 기리기 위한 추모식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이복순 여사의 기부는 학생들에게 그대로 돌아갔다. 충남대는 고 이복순 할머니의 법명을 딴 '재단법인 충남대학교정심화장학회'를 설립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학생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과 정심화국제문화회관의 건립·운영 등의 사업을 추진했다.

이복순 여사의 재산 기부는 당시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충남대는 이복순 여사의 높은 뜻을 기려 1992년부터 2020년 1학기까지 429명의 학생에게 6억90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한 졸업생은 "정심화 장학금은 대학생들에게 큰 힘이 됐다.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를 이어나가 그 미래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나도 선한 영향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과거엔 숭고한 기부역사를 담은 이 건물은 현재 충남대를 대표하는 건물이 됐다. 수많은 국내·외 학술 심포지엄과 세미나 개최 등 중부권을 대표하는 학술 공간이자 컨벤션센터로서의 기능 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지는 문화적 공간이 됐다.

규모도 크다. 대전권 최대규모의 정심화홀, 백마홀과 대덕홀을 갖추고 있으며, 지역 문화창달과 공연문화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글로벌 수준의 문화공간으로 꼽힌다.

이복순 여사의 기부로 충남대 학생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더 밝아졌고, 더 많은 문화와 역사를 통해 학생들의 자긍심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충남대 관계자는 "정심화 국제문화회관은 이복순 여사의 숭고한 정신이 담겨 있는 충남대의 상징이자, 학문과 학술, 그리고 문화가 만나고, 사람과 사람이 모여 더 큰 세상을 공유하는 곳으로 학생들이 주인인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충남대 추모식
지난해 진행된 고 정심화 이복순 여사 28기 추모식. 사진=중도일보 DB.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금강환경청, 자연 복원 현장서 생태체험 참여자 모집
  2. "방심하면 다쳐" 봄철부터 산악사고 증가… 대전서 5년간 구조건수만 829건
  3. [기고]대한민국 지방 혁신 '대전충남특별시'
  4. [썰] 군기 잡는 박정현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5. 기후정책 질의에 1명만 답…대전 4·2 보궐선거 후보 2명은 '무심'
  1. 보은지역 보도연맹 희생자 유족에 국가배상 판결 나와
  2. 안전성평가연구소 '국가독성과학연구소'로 새출발… 기관 정체성·비전 재정립
  3. 지명실 여사, 충남대에 3억원 장학금 기부 약속
  4. 재밌고 친근하게 대전교육 소식 알린다… 홍보지원단 '홍당무' 발대
  5. '선배 교사의 노하우 전수' 대전초등수석교사회 인턴교사 역량강화 연수

헤드라인 뉴스


충청 4·2 재·보궐 결전의 날… 아산·당진·대전유성 결과는?

충청 4·2 재·보궐 결전의 날… 아산·당진·대전유성 결과는?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정국에서 펼쳐지는 첫 선거인 4·2 재·보궐 선거 날이 밝았다. 충청에선 충남 아산시장과 충남(당진2)·대전(유성2) 광역의원을 뽑아 '미니 지선'으로 불리는 가운데 탄핵정국 속 지역민들의 바닥민심이 어떻게 표출될지 관심을 모은다. 이번 재·보궐에는 충남 아산시장을 포함해 기초단체장 5명, 충남·대전 등 광역의원 8명, 기초의원 9명, 교육감(부산) 1명 등 23명을 선출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놓고 여야 간 진영 대결이 극심해지면서 이번 재·보궐 선거전은 탄핵 이슈가 주를 이뤘다. 재·보궐을 앞..

‘전원일치 의견’이면 이유 요지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
‘전원일치 의견’이면 이유 요지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과 관련,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이 ‘전원일치’이면 이유의 요지를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을 낭독한다. 헌법재판소의 실무지침서인 ‘헌법재판 실무제요’ 명시된 선고 절차다. 재판관들의 의견이 엇갈리면 주문 먼저 읽은 후에 다수와 소수 의견을 설명하는 게 관례지만, 선고 순서는 전적으로 재판부의 재량에 달려있어 바뀔 수 있다. 선고 기일을 4일로 지정하면서 평결 내용의 보안을 위해 선고 전날인 3일 오후 또는 선고 당일 최종 평결, 즉 주문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평결은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의견을..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공식 첫 걸음…대전지역 금융 기반 기대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공식 첫 걸음…대전지역 금융 기반 기대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하 소호은행)이 1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국 최초의 소상공인 전문은행 역할을 지향하는 소호은행은 향후 대전에 본사를 둔 채 충청권 지방은행의 역할을 일부 수행하며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소호은행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KCD) 대표는 "대한민국 사업장의 절반 이상이 소상공인, 대한민국 경제 활동 인구의 4분의 1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 재·보궐선거 개표소 설치 재·보궐선거 개표소 설치

  • 3색의 봄 3색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