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장은 여야가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극렬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을 때 활로를 뚫는 중재안을 제시, 평소 '협치의 달인' '협상 전략가'라는 자신에 대한 평가를 재입증 했다.
그는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예정돼 있던 23일까지도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극렬하게 대치했다.
민주당은 각종 개혁드라이브를 위해 법사위원장을 절대 양보 못한다는 입장이었고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을 돌려받지 않고선 다른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이날 여야 협상도 물 건너갈 경우 7월에도 국회 정상화가 요원해 지는 중차대한 국면에 박 의장이 해결사로 나섰다.
박 의장은 여야가 법사위원장 임기 부분에서 한 발씩 양보하고 '제왕적 발목잡기' 특권을 내려놓자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은 일부 내부 반발이 있었지만 코로나19 제4차 대유행 속 더 이상 국회 파행을 막아야 한다는 박 의장의 제안을 결국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발표한 상임위를 11대 7로 나누고 핵심 쟁점인 법사위원장의 경우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민주당 이 계속 맡고 후반기에는 국민의힘으로 넘기는 방안이 박 의장이 내놓은 아이디어다.
또 대신 법사위 기능을 체계·자구 심사에 국한하기로 했다. 또 본회의에 부의되기까지 체계·자구 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하자는 것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결국 출구가 보이지 않았던 여야의 벼랑 끝 협상이 타결된 것은 박 의장의 전략이 주효했던 것이며 결국 그의 중재안은 '신의 한수'가 된 셈이다.
박 의장은 그동안 여야가 상임위원장 문제로 날선 대립각을 이어가고 있을 때에도 국회 정상화를 위해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을 연쇄 접촉하는 등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