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에 몇년 째 낙서가...대전시립미술관의 작품관리 '도마'

  • 문화
  • 공연/전시

작품에 몇년 째 낙서가...대전시립미술관의 작품관리 '도마'

이우환 '항'에 돌로 긁힌 낙서 오랜시간 복원 안 되어 있어
백남준 '프랙탈 거북선' 재현 우려.

  • 승인 2021-07-25 12:23
  • 수정 2021-08-06 10:12
  • 신문게재 2021-07-26 5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KakaoTalk_20210725_102025105_05
대전시립미술관 야외조각공원에 설치된 이우환 작가 작품 '항' 모습
대전시립미술관 야외조각공원에 설치된 이우환 작가 작품에 돌로 긁은 낙서가 새겨져 있어 미술관 측의 관리 소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술관 측은 10년 전 엑스포과학공원에 방치된 작품을 갖고 왔을 때부터 낙서가 있었고 매년 훼손품들을 복원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훼손 사실을 알면서도 복원작업이나 재발 방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방치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93대전엑스포 당시 제작된 후 우여곡절 끝에 방치와 해체 논란을 일으켰던 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논란이 또다시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25일 지역미술계에 따르면 대전시립미술관 야외조각공원에 설치된 이우환의 작품인 '항'이 제대로된 관리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무, 돌, 점토, 철판 등 자연·인공물을 그대로 드러내는 모노파 운동을 이끈 이우환 작가는 해외에서 백남준을 잇는 세계적인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다.

설치 당시부터 이 작가의 작품 의도를 제대로 부각하지 못한 채 방치에 가까운 설치라는 비판이 일었던 이 작가의 '항'은 우려대로 시민들의 낙서와 훼손으로 빛을 잃었다.

기자가 직접 작품을 들여다 보니 작품에 돌같은 날카로운 물체로 표면을 긁어 이름을 새긴 낙서들이 눈에 띄었다.

주변에 펜스나 작품 훼손을 방지하는 안내판도 설치돼 있지 않아 작품 존재감이 무색해 보일 정도였다.

KakaoTalk_20210725_102025105_02
항 작품에 쓰여진 낙서
문제는 이 같은 작품 훼손이 다른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야외 공원에 설치된 안성금 작가의 '현미경, 망원경'이란 작품에도 날카로운 물건으로 긁힌 낙서가 새겨져 있었다.

일각에서는 작품의 훼손 사실을 알았음에도 보존관리 담당자가 채용된 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이 방치와 훼손 논란이 계속된 데 이어 지난 2019년 작품 운송 과정에서 1억 원 상당의 작품이 훼손되는 등 계속된 작품 훼손이 시립미술관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대해 작품 관리 능력에 의문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술관 측은 10년 전 엑스포과학공원에 방치된 작품을 갖고 왔을 때부터 낙서가 있었고 매년 훼손된 미술품들을 복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매년 한·두점 훼손된 작품들을 복원하고 있다"며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대대적인 예산 삭감으로 야외미술품 보존관리 예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KakaoTalk_20210725_102025105_07
항 작품에 쓰여진 낙서
KakaoTalk_20210725_102025105_12
안성금 작가 '현미경,망원경'에 쓰여진 낙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1.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3.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