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정·비등록 현대건축물에 속하지만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기록을 통한 보존의 가치를 알리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한밭종합운동장은 1979년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했다. 한국의 전통백자를 형상화한 서울 잠실 88올림픽주경기장과 비슷한 시기 설계됐는데, 부드러우면서도 친숙한 곡선의 형태가 강조된 건축미가 특징이었다.
한밭종합운동장은 1950년대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흙으로 둑을 쌓고 땅을 다져 만든 너른 운동장 부지에 세워졌다. 당시 이 자리는 대전공설운동장이라 불려 장소성을 볼 때 시민들의 염원이 깃들어 있고, 근 50년 동안 대전 대표의 경기장으로 활용됐다는 점에서도 역사성까지 갖췄다.
지상 3층 규모고, 건축면적은 2만1686㎡, 철골철근콘트리트 구조다. 2019년 대전시 건축자산 기초조사 목록에 포함됐는데, 사회 문화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가 크다는 판단이었다.
1978년 한밭종합운동장 공사장면. 사진=대전시 |
도시기억프로젝트 기록화 사업이 시작될 한밭종합운동장(주경기장) 모습. 사진=대전시 |
한밭종합운동장 기록화사업은 건축조사와 기록물조사, 인물구술채록으로 구성된다. 옛 사진과 신문기사, 각종 문서, 그리고 관련 인물들의 인터뷰까지 포함해 단순히 건축물의 기록이 아닌 대전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념물임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기록된 기념물은 새로 건립되는 베이스볼 드림파크 내에 '메모리얼 홀'로 조성돼 지속가능한 기록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기록화 사업은 8월부터 진행되고, 내년 3월 철거과정까지 모두 기록된다.
대전시의 도시기억프로젝트는 원도심 근대유산 기록화 사업과 지역리서치 사업으로 나뉜단.
원도심 기록화는 근대문화유산 발굴 또는 긴급조사가 필요한 문화재에 대한 정밀 학술조사 개념이다. 2018년 대전부청사, 2019년 옛 정동교회, 2020년 중앙시장 해방촌, 올해는 대흥동 좋은 부동산 건물과 옛 대전법원 관사가 선정됐다.
지역리서치는 재개발지역에 대한 문화재조사, 기록화보고서 작성을 중심으로 예술가와 작가들의 문화예술활동 지원에 핵심이다. 2018년 첫해는 목동 3지구, 2019년은 목동4지구와 선화B지구, 올해는 대전역 쪽방촌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김수근 건축가가 남긴 대표 건축물은 구 한국일보 사옥, KIST 본관, 국립부여박물관, 세운상가, 국립청주박물관, 국립중앙과학관, 천주교 서울교구 불광동 성당,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등이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1963년 한밭종합운동장 설계 당시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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