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게 수줍게 전해오는 조그만 말 한마디에 다시 용기를 얻고, 위안을 받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팬데믹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 어느때보다도 글이 주는 힘은 커지고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왕성히 활동중인 작가들의 작품을 엮어낸 작품집 두 권이 나란히 발간됐다.
40년넘게 일상에서 겪은 소소한 감정들을 수필로 담아낸 대전수필문학회의 연간지 '수필예술'과 이은봉 대전문학관장의 열두번째 시집 '걸어다니는 별'이 나란히 출간됐다.
인생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철학을 담아 독자들에게 울림을 선사해온 '수필예술'은 이번 42호에서 1년 넘게 지난한 시간을 이어오고 있는 코로나 19로 상처받은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지역 수필가들의 작품 답게 이웃과 소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내는 소박한 진리가 담겼다.
이와 함께 윤월로 작가의 '회색을 말하다', '절친', '내 맘의 강물' 등 3편의 작품이 기획특집 '수필산책'으로 수록됐다.
전북수필문학회 초대글 7편을 실으며 지역을 넘어선 시도도 눈에 띈다.
이와 함께 문학회 소속 작가들의 글도 수록됐다.
가기천의 '애인과 산다', 강승택의 '결혼식장에서', 강표성의 '그릇을 읽다', 권예자의 '오래된 통기타가 있어요', 김기태의 '전조 증상' 등 지역 작가들의 자유수필 85편이 실렸다.
이정웅 회장은 "코로나 19의 영향이 얼마나 막강한 것인지 가늠하기가 힘든 세상을 살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위안을 받으면서 살아가는 것은 수필속에서 삶의 지혜와 깨우침 같은 것을 느끼고, 감동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울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어려운 시기에 무엇이 옳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분별하는 힘은 비록 짧은 글이지만 수필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대전수필문학회 펴냄, 348쪽.
오랜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고향에 내려와 텃밭을 가꾸며 자연과 함께 사는 시인의 여유와 깊은 철학이 담겼다.
칠순이 가까운 나이에 예민한 감수성도을 엿볼 수 있다.
삶에 대한 관조와 체득은 이번 시집에서는 '선'으로 승화돼 그려진다.
시인은 점유대신 내어줌을, 지배 대신에 함께 어울림을, 약탈 대신 나누어줌을 꿈꾸며 '선의 미학'을 시로 승화시켰다.
하지만 이 시인의 작품이 단순히 서정성만을 담은 것은 아니다.
오랜 교직생활과 시를 쓰며 수양해온 시인의 선비 정신은 역사 의식과 함께 담겨 송곳처럼 독자의 마음을 흔든다.
염무용 문학평론가(영남대 명예교수)는 "예민한 감각과 섬세하기 그지 없는 언어의 운용, 그리고 전진적인 역사의식을 가장 짧은 형식안에 압축한 송곳같은 시의 향연"이라고 평가했다.
1953년 충남 세종시에서 태어난 이 시인은 지난 1983년 '삶의 문학' 54호에 '시와 상실의식 혹은 근대화'를 발표하며 평론가로, 이듬해 창작과 비평 신작시집 '마침내 시인이여'외 6편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현재 대전문학관장으로 활동중이다. 천연의 시작 펴냄, 132쪽.
오희룡 기자 huily@
*'올랑올랑'은 '가슴이 설레서 두근거린다'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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