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만 되면 여야가 앞다퉈 각 지역을 찾아 장밋빛 공약을 쏟아내면서도 정작 국민 이목이 쏠린 무대에선 이를 뒷전으로 미뤄놓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 토론자로 맞붙었다.
여야 대표의 사상 첫 TV토론인데 다 전국에 생중계되면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다.
충청권에선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 처리 문제와 공공기관 이전을 골자로 하는 혁신도시 시즌2 등에 대한 여야 대표의 발언이 나올지 기대했다.
하지만, 진행자와 시청자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80여 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균형발전 이슈는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고 토론은 끝났다.
이날 대법원 판결이 난 김경수 경남지사의 유죄판결과 차기 대선 각오, 코로나19 방역, 여가부·통일부 폐지론, 젠더 갈등, 탈 원전 문제 등에 가렸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면적 88% 이상으로 인구 2명 중 1명 가량이 사는 비수도권 국민 실생활에 직결되는 균형발전 문제가 철저히 소외된 것이다.
균형발전이 중앙 정치권에서 외면받기는 비단 이번뿐만 아니다.
지난 1월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과 5월 10일 취임 4주년 회견에서도 균형발전 관련한 질의와 답변은 이뤄지지 않았다.
사전 각본 없이 현장에서 질문자를 지목하는 문 대통령 기자회견 독특한 진행 방식을 감안해도 다른 이슈에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지난 4월 1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원내대표 후보 선출을 위한 1차 토론회에서도 관련된 내용은 아예 배제된 바 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 송 대표는 김 지사 유죄 확정판결과 관련해 "집권여당 대표로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지만 마음이 아프고 착잡한 심정"이라며 청와대나 문 대통령이 입장을 낼 만한 사항이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직접 관련해서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이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에 의해 행해졌던 그런 행위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 대통령께선 (당시)'이것은 청와대가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당대표 시절 이런 문제에 대한 입장을 그대로 고수하신다면, 당연히 청와대가 사과 해야 된다"고 날을 세웠다.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에 관련해선 송 대표는 "국방부가 안이하게 판단했고 문 대통령도 사실상 사과의 뜻을 표했다"고 말한 반면 이 대표는 "지금과 같은 통제적 방역이 지속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선 송 대표와 이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재 확인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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