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소식이 많은 장마철에 일본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테루테루보즈'다. '테루'(照る)는 날씨가 개다, '보즈'(坊主)는 스님 혹은 대머리를 의미하며 장마철에 아이들이 맑은 날씨를 기원하면서 만든 인형을 집의 처마 밑에 걸어두는 풍습이다.
테루테루보즈의 풍습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10세기 후반 무렵 중국에서 전해져 온 '掃晴娘(소청랑)'이라는 풍습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원래는 여자아이를 본뜬 종이 인형이었지만 일본에서 날씨의 맑기를 기원하는 것이 승려의 역할이어서 '보즈'가 되었다고 한다. 일본의 에도시대(1603년~1868년) 때 서민들에게까지 확산되었으며 일본 각지에 정착한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테루테루보즈를 만드는 방법은 하얀색 천이나 종이를 사용하여 끈으로 묶어 손이나 다리 없이 눈사람처럼 동그란 머리모양을 만든 후 눈을 그리면 완성이다. 또한 반대로 거꾸로 매달아 놓으면 비가 내린다고 하여 이럴 때는 '비'의 의미인 '아메'(雨)를 붙어 '아메아메보즈' 또는 이름을 반대로 한 '루테루테보즈'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시무라에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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