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구 월평동 반달어린이공원 내에 술병들이 버려져 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
20일 오전부터 찾은 대전 서구 월평동 반달어린이공원 곳곳에는 막걸리병과 맥주캔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아침마다 행정동 복지센터 관계자들이 청소도구를 챙겨 어린이공원을 청소하지만, 밤이면 밤마다 생기는 취객들 때문에 어린이공원은 야외 술집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밤 늦게까지 공원 벤치나 정자 등에서 술판이 이어지다 보니 고성 등에 따른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공원 근처에 사는 A 씨는 "밤마다 배달직원들이나 어르신들이 모여 술을 마시는데, 밤늦게까지 시끄러워 잠을 설치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라며 "특히 어둡고 인적도 드물어 몇몇 무리는 아지트 삼아 자주 나타난다"고 말했다.
20일 중구 대흥동 대흥어린이공원 곳곳에 소주병들이 버려져 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
대흥동 대흥어린이공원에도 어린이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고 잔디밭 곳곳에는 소주병만 버려져 있었다. 수년 전부터 비슷한 문제가 제기됐지만, 변한 건 거의 없는 상태다.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어린이공원은 동구 35곳, 중구 28곳, 서구 89곳, 유성구 95곳, 대덕구 47곳으로 대전에만 294곳이 있다. 어린이공원 관리는 각 자치구가 담당하지만, 한정된 인력 때문에 행정동 복지센터나 경로당 등과 협약을 맺어 청소와 조경 등의 공원 관리를 하고 있다.
이렇듯 매일 오후까지 부지런하게 어린이공원을 관리해놓으면 저녁에는 청소년인지 성인인지 알 수 없는 이들이 술을 마시고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여기저기 버리는 일이 반박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시 차원에서도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공원 관리에 대한 부분은 전적으로 자치구 소관이지만, 대전시도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어 해결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CCTV 설치로 점검 체계를 확립할 수 있고, 어린이공원을 어린이에 한정하지 않고 일반 공원으로 조성하는 등 새로운 방안에 대해서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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