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교수 |
지역을 이해한 지방자치단체의 적절한 관광정책을 통해 지역 관광의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의 사무, 예산, 조직 등이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정책 추진에 과도기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의 역할을 정립하기 위해 지방분권 제도에 따라 새로운 지역 관광정책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관광분야는 지역별 행정단위가 아닌, 이를 향유하고 소비하는 행위자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충청권 관광객의 주요 루트는 광역 교통망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
예컨대 대전-당진 고속도로와 서해안 고속도로, 대전-통영 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등 통해 1차 이동이 이루어지고, 이와 연결될 교통망을 통해 해당 관광지와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 활동이 이루어진다.
문체부는 올해 제4차 종합관광개발계획과 제7차 광역권 관광개발계획을 동시 수립했다. 제4차 계획은 중앙정부 주도 10년 법정계획이며, 제7차는 광역지자체 주도는 5년 법정계획으로 향후 10년 국내 관광산업의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충청 광역권 연계관광 계획이다. 하지만 계획수립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연계를 위한 지역 간 구속력 있는 협의체가 없다 보니 지역 이해관계에 따라 견해차를 보인다. 칸막이 행정의 한계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대전과 세종은 관광전략사업으로 마이스산업을 내세우고 있다. 대전은 기존 DCC 대전컨벤션센터와 내년 4월 완공되는 대전국제컨벤션센터를 통해 마이스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내년 10월 대전에서는 세계 지방정부 간 도시 외교무대인 UCLG(세계지방정부연합)총회가 1993년 엑스포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국제행사를 통해 마이스 관광도시를 전략 과제로 삼는다.
세종시 역시 입주 정부 기관과 산하기관 및 민간업체 등 컨벤션 수요의 급증으로 마이스관광 도시를 준비하고 있다. 충북은 청주국제공항과 오송 KTX역의 교통 허브와 오송·오창의 생명바이오 산업을 연계한 마이스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키우고자 한다.
충남도 대천종합관광단지 개발과 올 12월 개통 예정인 원산도-대천항 간 해저터널(6.9km)을 통해 탄소중립 섬 관광개발과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제 섬 비엔날레를 2023년 개최하면서 해양 마이스 관광을 서해안 관광의 핵심사업으로 구상 중이다.
이렇게 같은 마이스 산업을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이 향후 10년 관광산업 전략산업으로 준비하고 있지만, 이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상호 간 유기적인 협의체나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이다.
문체부는 충청권 연계관광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이를 위한 행정지원이나 구속력 있는 제도적 장치는 마련하고 있지 못하다.
지난 2010년 대충청방문의해를 통해 대전과 충남·북은 관광진흥 사업을 준비 실행했지만, 충청권 연계 관광에 대한 성과는 미비했다.
충청권 광역경제권은 단순히 몇 개의 행정구역을 묶는 개념이 아니라 경제·사회·문화·정치 등 다양한 관점에서 공통점을 가지면서 하나의 자립적 경제 단위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행정구역을 초월해 각 행정구역(또는 중첩된 행정구역)에 형성돼 있는 클러스터를 연결하는 공간적 범위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관광산업이 충청 광역경제권으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
첫째, 광역행정간 칸막이를 제거할 수 있는 정례화된 충청문화관광포럼 창립을 통해 각종 문화관광 현안과 관련 네크워크 방식의 협력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충청지역 권역별 특화된 자원을 융합시키는 기능분산형 연계 문화관광 모델을 구축하여야 한다. 앞서 권역별로 준비하고 있는 마이스 산업은 충남은 해양, 충북은 바이오, 세종은 행정, 대전은 마이스 인프라 등 각각의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셋째, 이를 뒷받침할 제도 정비와 광역 규모의 민간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허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추진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국가균형발전은 앞으로 거스를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이를 위해 충청권 Mega-City 광역경제권 구축의 시작을 상호연계성과 다소 접근성이 높은 관광산업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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