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도당위원장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대해 중앙당이 위법성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선출 일정이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번 내홍 사태가 당직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으로 비치면서 4·7 재보선 압승으로 국민의힘이 모처럼 상승세를 타는 상황에서 자칫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국힘 충남도당과 당원 등에 따르면 1년 임기의 차기 도당위원장 선출을 이번 주까지 차기 위원장 선출을 매조지 할 예정이었다.
현역 국회의원, 시도의원, 시장 군수 등 당연직 포함 충남 11개 지역 당협위원장이 연령 및 인구비례 등으로 추천한 대의원 900명 가량이 모바일 투표를 앞두고 있었다. 박찬주 전 위원장은 재선 도전을 위해 얼마 전 사퇴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국힘 중앙당은 차기 도당위원장 선출을 전면 보류시켰다. 박 전 위원장이 사퇴 전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가 발단이 됐다.
박 전 위원장은 자신과 이명수 의원(아산갑) 등 두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차기 도당위원장 적합도 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선 명백한 위법행위라며 발끈하고 있다. 천안 지역 모 당원은 "당원명부를 외부에 유출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도전이라는 개인적 목표 때문에 일을 벌인 것으로 이에 따른 중앙당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힐난했다.
박 전 위원장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도당위원장이 여론 파악을 위해 책임당원 이름이 빠진 전화번호만 여론조사 기관에 넘긴 것은 불법이나 당원명부 유출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중앙당에서 이미 조사가 나왔고 관련 내용을 충분히 소명했다"고 반론했다.
차기 도당위원장 선출 방식과 관련해서도 당내 여론이 두 쪽 난 것도 내홍 사태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차기 충남도당위원장은 내년 차기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어야 할 중차대한 임무가 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중량감 있는 현역 '배지'가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어왔다.
적임자로 5선 정진석 의원(공주부여청양) 이름이 오르내렸고 정 의원 역시 언론 인터뷰 등에서 "원내가 맡아야 한다"며 의지를 피력해 왔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은 그동안 관례상 특정인을 도당위원장으로 추대한 사례가 많았을 뿐이지 당헌 당규상으로는 2명 이상 지원자가 있을 경우엔 경선이 원칙이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국힘 중앙당이 언제쯤 충남도당 내홍 문제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지을지는 오리무중으로 도당위원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명수 의원은 여론조사에 자신의 이름이 거명된 것과 관련 "한 번도 도당위원장에 나간다고 한 적이 없는데…(당혹스럽다)"라며 "그런 명단(당원명부)이 외부로 나간 것은 문제로 당에서 필요한 조치를 할 것으로 본다"고 의견을 냈다.
정진석 의원은 "내년 양대 선거를 이끌어달라는 요청이 (당원들로부터) 있긴 하지만 솔직히 아직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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