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충청대망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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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충청대망론 (3)

방원기 내포본부 기자

  • 승인 2021-07-19 17:57
  • 수정 2022-04-29 10:51
  • 신문게재 2021-07-20 18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방원기
방원기 내포본부 기자
충청은 정녕 모래알이던가. 한낱 바람 앞의 촛불이던가.

충청대망론의 불씨가 지펴지기도 전에 사그라들었다. '후'하고 부니 '훅'하고 꺼졌다. 진성 충청 출신이자 4번의 금배지를 달고, 여당 사무총장과 최고위원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도백의 양승조 지사가 물려받은 충청대망론의 바통은 출발 선상에서 좌절됐다. 뭉쳐지지 않은 탓이 분명하다. 조직 동원이 가능한 금배지 중 단 두명만이 그를 도왔을 뿐이다. 무소속을 포함해 20명 중 문진석(천안갑). 이정문(천안병) 의원이 전부다. 초선부터 재선까지 각자 정치적 의사에 따라 갈렸다. 황운하(대전 중구), 강준현(세종을)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를, 조승래(대전 유성갑) 의원은 정세균 전 총리를 밀었다. 어기구(충남 당진), 박영순(대덕 대덕), 홍성국(세종갑)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했다. 장철민(대전 동구) 의원은 정 전 총리와 단일화 한 이광재 의원에 섰다. 김종필부터 이회창, 이인제, 반기문, 안희정 순으로 흘러간 충청대망론이 양 지사의 손에 쥐어졌음에도 뒷받침이 부족한 것을 방증한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도 시원찮을판에 뿔뿔이 흩어졌다. 더 이상 무슨말이 필요한가.

이번 대선 주자는 충청홀대론을 보상해줄 절호의 찬스였다. 충청 출신의 대통령이 나온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예비경선은 컷오프는 뼈아프다. 일례로, 안희정 전 지사는 차기 대권주자로 주가를 올릴 당시 중앙부처에선 도청 공무원이 찾아오면 버선발로 달려나왔다고 한다. 그만큼 대선주자가 충청에 있느냐 없느냐는 지역 발전과도 큰 연계가 있다.

아직도 충청홀대론은 560만 충청인의 가슴속에 박혀있다. 16년만에 지정된 혁신도시는 아직도 공공기관 이전이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 중 충남만 없는 민항도 구슬프다. 이뿐인가. 대전은 혁신도시가 지정되기 무섭게 중소벤처기업부가 세종으로 이전을 추진했고, k-바이오랩허브는 인천 송도에 뺐겼다. 최근의 과정만 열거하자면 이정도인데, 과거까지 거슬러올라가면 이 짧은 문장에 담기 민망할 정도다.



양 지사의 부족함도 있다. 전국적으로 봤을 때 이슈몰이가 부족했고,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다. 양승조라는 세 글자를 각인시키기 위한 시간도 부족했다. 도백의 자리에서 도정을 비워가며 선거를 치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양 지사는 컷오프 다음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두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다. 도민에게 송구하다는 말도 했다. 이미지 정치가 필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고도 했다. 덤덤하게 말했지만 입술은 미세하게 떨렸다. 일련의 서운함과 분노가 공존했으리라. 5년 뒤 돌아오겠다고 한 그의 약속이 지켜지길 희망한다. 첫 도전 실패를 경험 삼아 충청의 발전을 위해 나아가길 기대한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방원기 내포본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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