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부총리는 지난 16일 서울 모 식당에서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조찬 회동했다.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난 김 전 부총리는 "정권 재창출, 정권 교체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 세력의 교체, 의사결정 세력의 교체"라고 사실상 대권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제3지대에서 대선 둥지를 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부총리는 19일 출간되는 자신의 저서 '대한민국 금기 깨기'에선 대권 주자로서의 소신을 밝히기도 해 관심을 끌었다.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선 "네이밍부터 잘못됐다. 소득만 주도해서는 성장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재난지원금 관련해선 "수요가 있는 사람에게 두텁게 지원하는 한편, 피해와 손실의 정도에 따라 지원에 차이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선별지급에 힘을 실었다.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선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의원 내각제로의 개헌도 검토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고 개헌 시기에 관련해선 차기 대통령이 "임기 초에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전 부총리는 수도권 집중 해소를 위해선 "입법부·사법부·행정부를 대표하는 기관들은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자"고 주장 눈길을 끌었다.
그는 충북 음성 출신으로 일각에선 충청 대망론 한 축으로 꼽고 있다. 상고와 야간대학 출신으로 경제부처 수장에 오른 입지전적 '흙수저' 신화 스토리를 갖고 있기도 하다.
김 전 부총리의 대선링 등판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이어 야권의 대권주자에 이름을 올린 문재인 정부 고위관료 출신이 세 명으로 늘어날 상황이다. 이 가운데 충청권과 연결고리가 있는 인사는 윤 전 총장과 김 전 부총리 두 명이다.
청와대는 현 정부 고위 공직자 출신이 잇따라 야권 대선후보로 나서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을 비난한 윤 전 총장을 향해 "자신이 몸담았던 정부에 예의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최 전 원장을 향해서도 "중립성과 독립성을 스스로 해친 행보가 국민을 위한 것이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쏘아부쳤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