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지방 거점 국립대의 합격선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지거국(지역거점국립대)인 충남대와 충북대까지 확산 되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최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를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학년도 거점 국립대 9곳의 정시모집 최종 70% 합격선 점수가 70.1점(수능 백분위 기준 100점 만점)으로 지난해보다 6.2점 하락했다. 합격선 점수 하락 폭이 가장 큰 학교는 전남대로, 작년보다 8.5점 하락한 67.1점이었으며, 전북대와 무려 8.1점이나 합격선이 낮아졌다.
지역에서는 충북대가 지난해 합격선 77.1점에서 올해 합격선 69.8점으로 7.3점 떨어지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더욱이 지방거점국립대 정시 모집단위별로 지원자 전원이 합격한 곳에는 충북대 수학과가 포함됐다. 올해 충북대 수학과 정시 모집인원은 19명에 지원자가 49명으로 경쟁률은 2.58대 1이었다. 여기에 최종 충원 인원이 30명으로 사실상 지원자 전원이 합격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충북대 수학과는 지난해 한 수험생이 수능에서 수학 8등급을 받았는데 합격했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충남대 역시 지난해 합격선 78.0점에서 올해 73.8점으로 4.2점 하락했다.
반면, 학생들의 선호가 높은 서울권 대학은 상대적으로 합격선 하락이 적었다. 서울대는 지난해보다 합격선이 0.3점 상승해 96.3점을 기록했으며, 서울권 대부분의 대학이 1% 내외의 하락 폭을 보였다. 서울 주요 대학과 지방 거점 대학의 평균 합격선이 24%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밝혀져 지방 대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지방 국립대의 합격선이 떨어진 건 학생 감소로 지원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학생들의 수도권 선호 영향으로 타격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수도권 집중과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지방대 응시 인원이 정시 모집 인원보다 부족한 이른바 입시 미달 현상이 늘고 있으며, 그 여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등록금,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장점으로 내세워 학생들을 유치했던 '지거국'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입시 정원을 채우지 못한 지방대가 재정난 등으로 폐쇄되는 '지방대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국립대 한 관계자는 "국립대가 무너지면 지역사회의 위기로 타격 또한 크다. 이같은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수도권 대학, 지방대를 모두 포함해 고른 대학 입학 정원 감축이 필요하다"며 "지방 국립대에 대한 재정 지원과 보호책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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