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반기문 재단 사무실에서 반 전 총장과 1시간가량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난 그는 "한미간에 확고한 안보 동맹을 기축으로 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해야 하고 일관성 있는 원칙과 예측 가능성을 갖고 남북관계를 추진해야 시간이 걸리더라도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씀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의 대선 레이스 중도 하차와 관련한 대화를 했나'라는 질문에는 "갑작스러운 탄핵 결정이 있었던 당시 사정이 지금과는 매우 다르다는 말씀 외에 없었다"고 답변했다. '제2의 반기문이라는 비판도 있다'는 물음엔 "비판은 자유니까 얼마든지…"라고 동의하지 않았다.
이날 만남은 윤 전 총장 지지율이 4개월 만에 20%대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실제,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18세 이상 2036명 대상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 자세한사항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홈피참조)에서 27.8%로 26.4%를 얻은 이 지사와 오차범위 내로 나왔다.
특히 윤 전 총장은 리얼미터 조사 기준으로 지난 3월 29일(34.4%) 이후 30%대를 유지해왔지만 4개월 만에 첫 20%대로 내려갔다.
이런 가운데 이뤄진 이날 회동에서 윤 전 총장이 4년 전 탄핵정국에서 대권에 도전했지만 중도하차 했던 반 전 사무총장으로부터 조언을 듣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다.
두 사람은 각자 분야에서 탁월한 커리어를 바탕으로 제 3지대 '빅텐트' 구심점을 표방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선 레이스 초반 주변 인물 등을 고리로 경쟁자들의 네거티브 공세가 집중된 것도 같다. 반 전 총장은 충북 음성 출신으로 부친 고향이 공주로 "제 피는 충남"이라며 충청대망론에 불을 지피고 있는 윤 전 총장과 지역적 연결고리가 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 "지지율이라는 게 하락할 수도 있고 그런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국힘 입당 여부에 대해 "정치적인 손해, 유불리가 있더라도 한번 정한 방향을 향해 일관되게 걸어갈 것"이라고 했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정치적 중립 논란에 대해선 "정치하는 분들의 각자 상황에 대한 판단과 선택을 존중한다"고 갈음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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