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의 탄생과 이를 둘러싼 시대적 배경 등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함께 생각해 보는 '정경애미술읽기'는 정 칼럼니스트의 풍부한 지식과 생생한 설명을 통해 인문학의 진수를 전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Paul Gauguin '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Going?'. 1897년, oil on canvas, 139 × 375 cm, Boston Museum of Fine Arts, Boston, MA. |
자화상은 화가가 자신을 모델로 그린 초상화(portrait)이고 셀카는 스스로 자신을 촬영하는 촬영법이다. 초상화의 어원이 '끄집어내다, 밝히'라는 뜻을 지닌 protrahere로 자화상은(self-portrait)은 '자기를 밝히고 끄집어내고 밝히다'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고대부터 시작해서 카메라가 등장하기 전까지 초상화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기가 있었다. 주 고객은 왕과 귀족 또는 부유한 상인들이었는데, 그들은 실제보다 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원했다. 그러다보니 그들의 요구사항은 많았고 화가는 가능한 들어주고자 애썼다. 왜냐하면 화가에게 있어서 그들은 그림 속의 모델과 돈벌이 수단에 불과했기 때문에 겉모습을 미화시켜주는 일은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자화상은 달랐다. 초기에는 큰 그림 한 구석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화가의 사회적인 지위가 향상되고, 잊고 있었던 자신의 욕구를 느끼게 되면서 자신이 누구인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화가들은 본격적으로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했고 17세기는 최고의 절정기였다.
그렇다면 화가들은 왜 자화상에 열광했던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모든 이유의 공통분모는 자신을 알고자하는 욕망이있다.
자신의 실체를 알고 싶어서 자신의 내면세계로 들어가는 방법을 연구하게 되었고, 진짜 자신의 모습을 되찾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자화상'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내 놓았다.
우리도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그 의문을 화가의 자화상을 통해 풀어보고자 한다, 화가가 자화상을 그린 과정을 역추적해본다면 가능할 것이라 여기고 다음 칼럼부터는 화가별로 자화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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