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자치경찰위원회 출범 2주만에 흔들… 내부 갈등?

대전경찰청 파견 총경, 파견 철회 요청 후 휴가
대전시장 입김? 기관간 알력다툼?…내부 구성원 갈등설
위원 구성단계부터 숱한 논란 계속… 조기 해법 시급

대전시 초대자치경찰위원회(위원장 강영욱) 공식 출범 2주일 여만에 대전경찰청 파견 인사가 사의(파견 철회)를 밝히면서 흔들리고 있다.

자치경찰위원회 구성 전부터 숱한 우여곡절로 한동안 곤욕을 치른 터라 안팎으로 논란에 휩싸이는 분위기다.

14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사무국 소속인 박수빈 자치경찰정책과장(총경)이 지난 9일 자치경찰위원회 파견 철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박과장의 파견은 초대 대전시자치경찰위원회 구성에서 여성위원이 임명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을 감안하여 대전시장과 대전경찰청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인사로 알려졌다. 대전시 파견 기간은 올해 5월부터 내년 1월까지였다.

위원 추천과 출범 등까지 여러 과정에서 논란을 빚어왔던 자치경찰위원회를 본격 가동 후 얼마 지나지 않은 기간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배경 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내부적으로 갈등이 있지 않았겠냐는 시선이 적지 않다. 실제로 대전시 초대 자치경찰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내 사람 심기 ’로 곤욕을 치렀던 만큼, 대전시장과 대전시의회, 대전교육감, 대전경찰청장 등 기관 간 알력다툼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역의 자치경찰 전문가는 "자치경찰위원은 단체장의 입김이 들어갈 수 있어 정치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는 꾸준히 나왔다"며 "그렇기에 운영 중 단체장이 주장하는 바와 의견이 맞지 않으면 결국 못 버티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본격 시행 초기부터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건 그런 우려에 근거를 실어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자치경찰위원 사무국 관계자는 "본인이 경찰청 정기 인사 시즌에 맞춰 다른 부서를 희망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부적인 갈등은 없었으며, 업무 특성상 다른 기관이나 부서가 더 적합하겠다고 판단해 정기 인사 시즌에 맞춰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수빈 과장은 이날 병가인 관계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소희 기자 shk32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