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코로나-19 펜데믹 시대와 서정시의 역할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코로나-19 펜데믹 시대와 서정시의 역할

이은봉(시인, 대전문학관장)

  • 승인 2021-07-14 18:34
  • 신문게재 2021-07-15 19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이은봉
이은봉(시인, 대전문학관장)
사람들은 2019년 연말부터 전 세계로 번진 중국 우환 발 바이러스 질병을 코로나-19, COVID-19 등의 이름으로 부른다. 지금은 좀 익숙해졌지만 당시에는 코로나-19, COVID-19라는 말이 매우 낯설고 어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예의 질병이 세계화되자 이내 펜데믹이라는 용어도 보편화된 바 있다. 이 말도 또한 사람들의 언어 감각을 긴장시킨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마스크 시대니 언택트 시대니 하는 용어도 마찬가지이다.

'마스크 시대'라는 말은 지금 이곳의 전 국민이 마스크를 쓰고 사는 만큼 따로 설명이 필요치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마스크가 저 자신의 얼굴을 감추기 위한 복면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현재의 마스크는 남에게 안심을 주고 나 자신도 안심을 하기 위한, 곧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한 의료기구라고 해야 마땅하다.

지금의 이 시대를 두고 '언택트 시대'라고도 하거니와, 그것의 우리말 표현은 '비대면 시대'라고 해야 옳을 듯싶다. 그런가 하면 혹자는 지금의 이 시대를 가리켜 '코로나-19 병란의 시대'라고도 부른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느닷없이 세계 곳곳에서 엄청난 난리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병란의 시대'에는 아무래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들의 주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 주적인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의 사람들이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일반인들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맞서 싸울 필요는 없다. 펜데믹화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직접 총칼을 들고 싸우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예의 질병관리청 관료들일 수밖에 없다. 화이자이든 모더나이든 아스트라제네카이든 백신을 생산하고, 확보하고, 주사하는 사람들은 이들 공무원이기 마련이다.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지금 이곳을 사는 시인들이 '코로나-19 병란의 시대'를 맞아 뒷짐을 지고 구경이나 할 수는 없다. 시인은 본래 자기 시대의 현실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정작의 시인이라면 지금의 이 시대에 대해서도 어떤 형태로든 시적 발언을 해야 마땅하다. 시인들도 이를 잘 알고 있거니와, 여러 문예지와 문인 단체가 코로나-19와 관련한 특집을 기획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한국시인협회에서는 지난 7월 1일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는 전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포스트 코로나』(홍영사)라는 제목의 사화집을 발간한 바 있다. 총 446면에 이르는 이 사화집에는 한국시인협회 소속 430명의 시인이 코로나-19에 관해 쓴 43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이 사화집의 '머리글'에서 나태주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집안에 갇혀서 답답해하실 회원님들"을 향해 "세종임금이 주신 선물인 한글로 더욱 아름다운 글을" 쓰자고 강조한 바 있다. 나도 마땅히 이 사화집에 참여해 창작시 1편을 게재한 바 있다. 코로나 태풍이 휘몰아쳐 오지만 때가 되면 이 또한 "다 그치기 마련, 멈추기 마련"이라는 것이 내가 쓴 시의 주요 내용이다. 이 시 「코로나 태풍」의 전문을 읽어보자.

"코로나 태풍이 휘몰아쳐 온다/무릎을 꿇고, 꿇은 무릎 속에/대가리를 처박아야 한다/어떻게든 참아내야 한다//모래 태풍이 휘몰아쳐 올 때/낙타가 무릎을 꿇고 눈 감고/주둥이 꽉 다물고 견뎌내듯이//그대여 나여 이 땅의 사람들이여/자주자주 손 씻어야 한다/단단히 마스크도 해야 한다/외로워도 혼자서 견뎌내야 한다//아무리 세찬 태풍도 때가 되면/다 그치기 마련, 멈추기 마련/지나가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정부는 이번 주부터 수도권 일대의 코로나-19 거리 두기를 4단계로 격상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제 누구라도 크게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대전시와 충청남도도 이미 코로나-19 거리 두기를 2단계로 향상시킨 바 있다. 그러니 무슨 대책이 따로 있겠는가.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청의 방역대책에 온 국민이 힘을 모을 수밖에 없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