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시장을 걷다] 중앙철도시장, 이번역은 어디입니까?

  • 경제/과학
  • 유통/쇼핑

[골목시장을 걷다] 중앙철도시장, 이번역은 어디입니까?

  • 승인 2021-07-15 18:03
  • 수정 2021-08-16 11:50
  • 신문게재 2021-07-16 10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컷-골목시장



 

 

철도 콘셉트로 대전시민들 이목 집중
고속도로 신설 후 서울로 상권 빼았겨


(*해당 기사는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원단역'엔 원단이 없고 '귀금속역'엔 귀금속이 없는 시장. 표지판을 보고 따라 걷다 엉뚱한 곳에 이르렀지만, 뜻밖의 재밌는 상점이 눈에 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역전시장을 마주 보고 있는 중앙시장은 지난 2015년 문화관광형 육성 사업에 선정돼 철도를 테마로 한 관광형 시장이다.  

 

중앙시장의 원단가게
각양각색의 원단들이 두루말이처럼 말아 전시돼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이유나 기자 
그래서 '먹자역' '원단역', '잔치역', '홈커튼역' 등 재치있는 정류장이 눈에 띈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앙시장의 원래 이름은 어채시장이다. 일제감정기 때 일본인들의 자본으로 탄생했다.

한때는 일본 자본가들의 점유물이자, 철도와 함께 전라도, 경상도, 서해안에서 모이는 상거래의 중심이었던 중앙시장은 '중앙'이라는 이름처럼 모든 상품의 집합소였다.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점차 상권은 쇠퇴했지만, 여전히 시장 곳곳에서 옛 영화를 느낄수 있다.

중앙시장의 정류장
패션역, 요리역 , 조리역… 재치있는 이름이 미소를 짓게한다./이유나 기자 
중앙시장에서 의류 부자재를 파는 A씨는 "원래 가게에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코로나로 발길이 뚝 끊겼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중 찬란했던 시장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피복과 주단이다. '공공 기관의 단체 제복'을 일컫는 피복이라는 단어가 '사전 속 낱말'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곳이 이 곳이다. 옛 영화를 보여주듯 옛 교련복부터 단체복 들이 걸려 있다. 요즘에 누가 여기서 단체복을 맡길까 싶지만, 가게안 재봉틀은 부산히 움직인다.



의류 부자재가게
원단이 유명한 중앙시장에는 의류 부자재 가게도 곳곳 보인다./이유나 기자 
'품질 좋은 비단'을 뜻하는 주단 시장 역시 중앙시장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도화지처럼 말려 있는 원단이 가득한 원단 가게의 모습도 생경하지만, 단아한 얼굴로 한복을 입고 있는 한복집의 마네킹이 낯설다. 코로나 19이전에 고궁이나 관광지에서 입어보던 한복들과는 빛깔부터 다르다 코로나 19가 끝나면 "여기서 한복을 하나 맞춰야 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한복집
중앙시장을 걷다보면 한복을 입은 마네킹을 자주 볼 수 있다. 빛깔이 단아하고 곱다./이유나 기자 

한복거리와 원단거리를 지나니 고소한 녹두전 냄새가 입맛을 돋운다. 여러 농수산물도 보인다. 도심 한복판에 있어서 중앙시장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 만은 아닌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앙시장은 지난 2017년에는 한 생선 가게에서 발생한 화재로 주변 13개 점포가 피해를 입는 큰 사고를 겪기도 했다. 상인회와 주변 점포가 힘을 모아 피해를 극복하면서 이제는 화재 흔적조차 찾을 수 없지만, 여전히 아픈 기억은 남아 있다.

여전히 과거의 숨결이 느껴지는 중앙시장은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공존한다. 중앙시장활성화구역인 원동국제시장 이영금 상인회장은 "코로나 전보다 손님이 70%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젊은 사람들이 올 수 있는 테마거리를 조성해야한다"며 "소제동 동광장을 중심으로 재개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성공리에 끝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유나 기자 

 

중앙시장 먹자골목
중앙시장 먹자골목에서 손님들이 식사하고 있다./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대전교육청 성천초 통폐합 추진… 학부모 동의 난항 우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