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 등 대규모 플랫폼과 비교해 가맹점 수가 훨씬 적어 시민이 이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거나, 인지하지 못해 이용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소상공인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혜택은 대규모 플랫폼보다 훨씬 많지만,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스타트업들이 사업을 맡다 보니 사업 안착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역 공공배달 앱은 '부르심'과 '휘파람' 2개다. 부르심은 지난 3월, 휘파람은 지난 5월부터 정식 출시돼 운영 중이다. 공공배달 앱은 가입비나 광고료 없이 수수료가 낮아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을 주며 지역 화폐 소비촉진까지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선 갈 길이 멀다.
우선 두 앱에 등록된 가맹점 수는 현저히 적다. 이는 소비자 선택 폭이 줄어들게 해 결국 이용자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7월 9일 기준으로 부르심은 1509곳, 휘파람은 969곳에 불과하다. 대전 전 지역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니, 단순하게 계산하면 한 자치구마다 부르심은 301곳, 휘파람은 193곳밖에 안 되는 셈이다.
가맹점 수가 적다 보니 공공배달 앱을 사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같은 시각 공공배달 앱과 대규모 배달 앱을 들어가 봤을 때, 족발·보쌈 항목에서 공공배달 앱은 주문할 수 있는 가맹점이 0곳으로 나온다.
왼쪽은 공공배달앱이나 접속 당시 주문할 수 있는 가맹점이 0곳인 반면, 대형 타 공공배달 앱은 가맹점 수가 비교할 수 없이 많다. |
더딘 가맹점 등록 절차도 문제다. 실제로 휘파람 앱을 운영하는 (주)에어뉴에 현재까지 신청된 가맹점은 2200곳이지만, 실제로 등록된 곳은 1200곳으로, 5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등록 시일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지만, 공공배달 앱에 뛰어든 사업체로서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가맹점 등록 수가 주문 건수와 직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어뉴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가맹점 신청이 들어오면 등록·입력하고, 교육까지 하는데 가맹점당 2~3시간씩 소요된다"며 "판매하는 메뉴의 종류가 많고 교육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상당 시간이 소요돼 하루에 12개에서 최대 15개까지 등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시는 올해 3억 원이라는 비용을 공공배달 앱 홍보 목적으로 사용한다. 배달 앱 사용 촉진 홍보 예산이 단순 낭비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선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미 선점한 플랫폼의 영역을 뺏어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아직은 도입 초기이기에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며, 현재 사업자들이 사업 확장을 위해 열심히 마케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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