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 하면서 쓰레기 줍기 '플로깅' 운동 수요 증가"
배출 장소 없어 집으로 가져가야" 중도포기 늘어
분리배출함·지원책 등 마련으로 지속 확산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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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일보는 기자가 직접 일상생활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체험해보고, 독자들과 그 방법과 공유하는 'REE-PORT:친환경 보고서'를 기획 연재합니다. REE-PORT는 Recycle(재활용), Eco-friendly(친환경)과 체험을 뜻하는 Experience의 앞글자를 딴 REE, 보고서를 뜻하는 Report를 합친 말입니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작은 걸음을 시작한다는 의미도 갖습니다. <편집자 주>
기자가 직접 플로깅 체험을 한 뒤 모은 쓰레기./사진=김지윤 기자 |
"플로깅(plogging) 운동으로 쓰레기는 주웠는데, 버릴 곳이 없어서 집으로 가지고 가야 해요"
최근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운동을 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분리배출함, 쓰레기통의 부재로 열심히 주운 쓰레기를 집까지 가져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13일 오전 10시 대전 동구 목척교. 플로깅을 체험하기 위해 도착하자마자 많은 쓰레기가 보였다. 미리 준비한 집게를 이용해 쓰레기를 줍고 봉투에 넣으면서 걷기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쓰레기양에 20분도 채 되지 않아 준비한 쓰레기봉투가 가득 찼다. 쓰레기를 비우고 다시 플로깅을 이어가려 했지만 이어갈 수 없었다. 분리 배출함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플로깅을 하던 시민도 쓰레기통을 찾아 두리번거리다 결국 쓰레기를 들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기자도 쓰레기통을 찾으려 으능정이 거리까지 나왔지만, 분리 배출함을 찾지 못해 결국 회사로 가져와 분리수거를 했다. 플로킹은 수거한 쓰레기만큼 보람도 크다. 하지만, 왜 플로킹이 확산하지 못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각 지자체가 플로깅 봉사자를 모집하거나, 일반 시민들끼리 동호회를 만들어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는 플로깅이 확산하고 있지만, 포기자도 늘고 있다. 무단 투기를 우려해 쓰레기통을 줄이면서 거리에 쓰레기가 넘쳐나는 아이러니가 생기는 것이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도 분리수거함 설치뿐 아니라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플로깅 운동을 하던 이효영(26.여) 씨는 "주말마다 쓰레기를 줍는 운동을 하고 있지만, 주운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이 없어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환경도 살리고 건강도 챙기는 좋은 운동이지만, 쓰레기를 가지고 돌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커서 앞으로 다시 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대전 유성구에서 플로깅 모임을 하는 동호회 관계자는 "일반 쓰레기는 봉투에 넣고 바로 버리고 있지만, 플라스틱 같은 쓰레기는 버릴 수 있는 공간을 찾기가 어렵다"며 "분리배출을 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가져와서 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동호회 인원들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분리배출 수거함 설치에 대한 지자체에서 의견을 낸다면 지원할 의향이 있지만, 분리 배출함이 설치된 곳에 쓰레기가 무단 투기 되는 등 쓰레기장이 될까 봐 한편으로 걱정이 된다"며 "성숙한 시민의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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