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국회가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 처리에 여전히 팔짱을 끼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가졌다.
회동 뒤 송 대표와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여야 대표 회동 정례화에 합의했고 국정 현안에 대한 협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원론적 발언만 하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이들이 양자 회동에서 나눈 대화는 민주당 고용진 국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대신 전했는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 여야정협의체 가동 등이 주요 내용이다.
양당 수석대변인들의 발표에는 세종의사당법 처리에 대한 언급은 빠져 있었다. 앞서 송 대표와 이 대표는 지난달 17일 국회에서 첫 상견례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관련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송 대표는 당권 경쟁이 한창였던 5·2 전대 전 4월 27일 자신의 캠프에서 충청권 기자들과 만나 "야당 대표를 처음으로 만날 때 얘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는 데 허언(虛言)이 되고 있는 셈이다.
비단 여야 대표뿐만 아니다.
세종의사당법을 직접 심사할 국회 운영위 등 원내 전략을 총괄하는 여야 원내 사령탑도 이와 관련해 무관심한 건 마찬가지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박병석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끝난 뒤 중도일보와 만나 세종의사당 설치와 관련해 "(여야간) 논의가 있었는데 결론을 내린 것 아니다"고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여야가 팔짱을 끼고 있는 사이 31일까지인 7월 국회가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하지만, 이번 회기에서 여야는 23일까지 처리키로 한 추경안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 세종의사당법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모양새다.
전제조건인 운영위원장 선출도 추경 처리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데 이마저도 여야간 법사위원장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언제쯤 매듭지어질지 가늠키 어렵다.
7월 국회에서도 세종의사당법 처리를 위한 물리적 시간이 태부족한 것으로 이번에도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송 대표의 15일 세종행에 관심이 쏠린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세종시청에서 민주당-세종시 예산정책협의회를 주재한다.
최대 화두는 단연 세종의사당법 처리와 관련한 언급이 될 전망이다. 송 대표는 얼마 전 국회방송에 출연해선 차기 대선을 코 앞에 둔 9월 정기국회로 법안 처리를 미루거나 개최 자체가 불투명한 여야정협의체 논의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충청권에선 여당 대표가 법안 처리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송 대표는 이날 예산정책협의회 주재에 앞서 세종의사당 예정부지를 방문하는 데 그동안 밋밋했던 스탠스와 달리 법안 처리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일지 촉각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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