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거리 활보하는 성범죄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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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거리 활보하는 성범죄자 두렵다

원영미 편집1부 차장

  • 승인 2021-07-13 22:21
  • 신문게재 2021-07-14 18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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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난해 12월 악명 높은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의 출소에 세상이 떠들썩했다. 돌아와선 안될 범죄자의 '컴백'을 두고 사람들은 분노했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조 씨가 살던 곳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피해자 가족은 그곳을 떠나기도 했다. 당연히 여론은 들끓었다. 어떤 이들은 분노를 감추지 않고 '국가가 못하면 직접 응징하겠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출소 당일은 아수라장이었다. 조두순이 탄 차에 계란과 돌을 던지고 차량 지붕에 올라타는 이들도 있었다. 거주지 일대는 생중계를 하려고 유튜버들이 몰려들었다.

그런데 최근 '이보다 더한 놈'이 나온다는 뉴스가 떴다. 바로 또 다른 아동 성폭행범 김근식. 이 자는 2006년 두 달 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무려 미성년 11명을 성폭행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10대 여학생이었다. 13살도 안된 어린아이들에게 몹쓸 짓을 하다니 사형당해 마땅하지만 겨우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애초 오는 9월 형기가 끝난다고 소문이 돌았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고 내년 말께 출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월이냐 내년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이 자가 조두순에 이어 또 나온다는 사실이다.

조두순 12년, 김근식 15년, 저지른 죄에 비해 적은 형량도 어이가 없지만, 출소 후에는 이 자들을 감시하기 위해 엄청난 세금이 들어간다. 실제로 법무부와 안산시는 조두순 감시를 위해 출소 후 4개월간 무려 2억 2300여 만 원의 혈세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5000만 원이 넘는 돈을 쓰고 있는 셈이다. 거기다 조두순은 기초연금과 생계급여 등 한 달에 120만 원 가량의 복지급여도 수급하고 있어 논란이 일었다. 주민들의 불안감을 고려하면 감시비용을 투입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바로 얼마 전 대전에서는 20개월밖에 안된 여아가 아이스박스에서 살해된 채 발견돼 충격을 줬다. 그런데 친아버지라는 자는 이불을 씌워 아이를 때린 것도 모자라 성폭행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분노가 끓어 올랐다. 아동 성범죄자들이 죗값을 톡톡히 치르고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법을 더욱 강화해 '박멸'시켜야 한다.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자 처벌이 강화되기는 했다. 2010년 아동성범죄자의 화학적 거세 시행, 2013년 성범죄자에 대한 심신미약 상태 불인정, 지난해 미성년자 성폭행범 출소 후 일대일 전담관찰 하는 '조두순 법' 시행 등이 그것이다. 또 형량도 최대 50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고 한다. 법이 강화되었다고는 하나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 줄줄이 출소하는 성범죄자에 대한 불안감과 혈세 낭비에 대한 비난을 잠재우려면 지금보다 더 강력한 법이 적용돼야 한다.

미국은 형량이 높기로 유명하다. 2011년 텍사스 법원은 아동 성폭행범에게 '4060년'이라는 형량을 부여해 눈길을 끌었다.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을 저질렀으니 다시는 세상에 나오지 말라는 뜻이다. 우리도 이런 본보기가 필요하다. 성범죄자, 그 중에도 아동 성범죄는 형량 한계를 아예 없앴으면 하는 바램이다.
원영미 편집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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