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 대전한방병원 뇌신경센터 류호룡 교수 |
파킨슨 환자 치료에 매달리던 의사가 어느날 환자들과 함께 미술전시회를 연다고 하기에 호기심을 안고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뇌신경센터 류호룡 교수를 찾아갔다. 그는 파킨슨 환자들이 완성한 미술작품 25점을 전시하고, 전시회 이름을 'The FINDER'라고 지었다. '발견'이라는 의미이고 이는 곧 인위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는 의리를 함축했다.
류호룡 교수는 "도파민 결핍을 겪는 파킨슨 환자가 능동적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병원에서 미술활동을 시작해보았고 내 상상 이상의 가능성과 재능을 그들에게서 발견했다"라며 "환자들 역시 그림 활동을 이어갈수록 고민하고 의미를 담게 되는 자신을 보게 되면서 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어 'FINDER(발견자)'라고 이름 붙이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손바닥에 물감을 묻혀 도화지에 색을 칠하거나 그림을 그리고, 손으로 종이를 찢어 붙이는 방식으로 불편하지만, 양손을 최대한 활용하는 미술활동을 지난해 9월부터 진행했다. 또 2명이 한 조를 이뤄 옆 사람이 완성한 그림에 개입해 덧칠하는 방식으로 서로 개입하고 상호작용을 이끌었다.
류 교수는 "일반적으로 환자를 대하듯 가르치고 교육하고 의사가 무엇을 만드는 게 아니라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내면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데 의미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파킨슨 환자 4명이 참여하고 허왕정 작가의 도움으로 진행된 미술활동에서 환자들은 회를 거듭할 수록 색감이 다양해지고 고민을 담은 작품이 되었다.
류 교수는 삶을 고민하는 일반인들이 이번 미술작품 전시회에 찾아와주기를 바라고 있다. 파킨슨 환자들의 미술을 보면서 치유 받은 류 교수의 경험을 일반인들도 느껴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류 교수는 "환자들이 미술활동 때 뇌 활성화를 측정하고 변화 정도를 연구해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지만, 그보다 이 작품을 일반 시민이 함께 보고 기뻐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라며 "파킨슨 환자가 미술 치유를 통해 스스로를 발견해가는 과정을 보시고 에너지와 긍정적 영향을 경험하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대전 동구 중동에 위치한 '미술관 담다'에서 지난 10일 시작해 내달 8일까지 계속된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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