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시티즌이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20라운드 서울이랜드와의 홈경기에서 0-2로 패하며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대전 수비수 임은수가 이랜드 선수와 헤딩 경합을 벌이고 있다.(대전하나시티즌) |
지난 라운드 김천과의 경기에서 전력 공백을 실감했던 대전은 알리바에프와 박진섭이 돌아오면서 어느 정도 힘의 균형을 맞췄다. 전반 초반 박인혁과 파투가 이랜드의 문전을 오가며 공간을 만들었다. 알리바에프도 중원에서 공격을 지원하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이었다. 전반 13분 고재현의 횡패스를 그대로 흘려준 것이 문전 앞에 있던 베네가스의 논스톱 슈팅으로 이어졌고 대전의 왼쪽 골망이 흔들렸다. 수비수가 5명이나 들어온 상황이었으나 단 한 번의 패스에 선제골을 내줬다.
전열을 정비한 대전은 압박 수위를 높여 이랜드의 문전으로 공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 알리바에프와 박인혁이 측면과 중원에서 파투의 발밑으로 패스를 시도했으나 대부분 이랜드 수비라인에 걸리거나 골키퍼의 손에 잡혔다. 대전은 일찍 변화를 줬다. 전반 41분 오른쪽 측면에 있던 최익진을 빼고 동일 포지션의 김지훈을 투입했다. 특유의 빠른 돌파로 슈팅 공간을 만들어 보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전반을 0-1로 마친 대전은 후반에도 같은 움직임으로 이랜드를 공략했다.
후반 초반 측면 공격이 살아나며 공격의 활로가 풀리는 듯했지만, 이랜드의 세밀한 수비 역시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후반 교체로 들어온 레안드로에게 역습 찬스를 내주며 위험한 장면을 연출하더니 급기야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34분 대전 왼쪽 측면을 벗겨낸 레안드로의 패스가 문전으로 달려들던 베네가스의 슈팅으로 이어졌고 또 한 번 대전의 골망을 흔들었다. 사실상 승부의 쐐기를 박는 결승골이었다. 3명의 교체카드를 소비한 대전은 후반 막판 만회 골을 위해 남은 체력을 쏟아부었지만, 이랜드의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이랜드는 원정에서 대전을 제압하고 11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김희호 코치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침체에 빠져있던 상황이라 더욱 특별했던 승점 3점을 얻었다. 이랜드에 감동 스토리를 만들어준 대전은 선두권 승격 경쟁에서 더욱 멀어졌다. 이날 김천에 승리를 거두며 1위를 탈환한 안양과는 승점 8점으로 벌어졌다.
이민성 감독은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다시 짚어 볼 필요가 있다"며 "팀 전체적인 문제가 있다. 실수가 자주 나오는데 선수들에 대한 심리적인 안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리그 5위로 추락한 대전은 오는 18일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안양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험난한 여정이 대전을 기다리고 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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