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앞 장애인·노인은 더욱 작아진다

  • 경제/과학
  • 유통/쇼핑

키오스크 앞 장애인·노인은 더욱 작아진다

젊은사람·비장애인만 손님?
기술 발전에 따라가지 못하는 법과 제도

  • 승인 2021-07-11 10:44
  • 수정 2021-08-08 11:00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무인가게
대전의 한 무인가게에 키오스크가 있다.
손녀와 함께 아이스크림 가게를 찾았던 김주환(71)씨는 셀프계산대에서 몇분을 헤매다 다시나왔다.

무인점포로 운영되는 가게인 몰랐던 김 씨는 계산대 화면에서 지시하는 조작법을 따라하다 오류가 계속 뜨자 결국 아이스크림 구매를 포기한 것이다.

평소 스마트폰과 인터넷 사용이 어렵지 않다고 느꼈던 김 씨는 "왠지 사회에서 뒤쳐지는 존재가 된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으로 무인매장이 늘고 있는 가운데 복잡한 조작법과 어려운 접근성으로 주문조차 하지 못하는 장애인과 노인층의 '디지털 소외'도 커지고 있다.



일부 패스트푸드점에서만 도입됐던 무인시스템은 코로나 19 확산과 함께 세탁소를 비롯해 커피숍, 아이스크림 가게 , 세탁소 등으로 다양하게 확산하고 있지만 이들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대전에서 무인가게를 하고 있는 A씨는 "CCTV를 확인해보면 사용법을 모르는 어르신들이 계산대에 왔다가 다시 나간다"며 "시간당 최저 임금이 너무 부담돼 무인 매장을 도입했기 때문에, 아쉽지만 이대로 (무인시스템으로)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시각장애인 그리고 발달장애인에게도 무인주문시스템인 키오스크는 또 하나의 장벽이다.

키오스크는 성인이 서있을 때의 높이이다 보니 휠체어에 앉은 채 누르려면 보조기구가 필요하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인식도 되지 않는다.

발달 장애인에겐 키오스크 사용법이 어려워 활동보조인이나 부모가 같이 가야한다.

김현기 대전장애인총연합회 사무처장은 "인터넷도 음성인식이 되는 시대에서 키오스크로는 음성인식이 되지 않는다"며 "무인매장은 스스로 주문받는 시스템이라 장애인들은 차별이라고 느낀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최근 각 지자체가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를 막기 위해 진행하는 교육보다 적극적인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전시 장애인복지 관계자는 "무인점포같은 경우 세부규정이 없다"며 "첨단 시대를 살아가며 무인점포와 같은 새로운 사회현상에 법이 보완해야한다"고 답했다.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5.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