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산·학·연 개방연구로 전력반도체 선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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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 산·학·연 개방연구로 전력반도체 선점하자

문재경 한국전자통신연구원 RF/전력부품연구실 박사·한국산화갈륨기술연구회장

  • 승인 2021-07-08 10:29
  • 신문게재 2021-07-09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TRI 문재경 박사2
문재경 한국전자통신연구원 RF/전력부품연구실 박사·한국산화갈륨기술연구회장
지난주 평창에서는 의미있는 산화갈륨전문학술워크숍이 개최됐다. 지난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가 국책과제의 성공적 수행과 산화갈륨 기술 개발의 가속화를 위해 '빨리 그리고 멀리'라는 슬로건과 함께 '한국산화갈륨기술연구회'가 설립된 바 있다. 연구회는 매년 국내·외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산화갈륨 반도체 기술에 관한 개방형 연구(Open R&D)를 주도하고 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산화갈륨 워크숍(K-GOW 2021)에는 이틀 동안 15편의 초청논문이 발표됐다. 국내외 연구개발자 70여명이 참석해 기술적 이슈와 솔루션에 관해 활발한 토론이 진행됐다. 한국세라믹기술원에서는 수소화기상성장법(HVPE)을 이용해 국산화된 전력반도체용 2인치·4인치 에피 성장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필자가 속한 ETRI도 세계 최초로 2인치 웨이퍼 스케일 0.8암페어급 대면적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MOSFET 기술을 보고했다. 또한 최근 과기부·산업부·중기부가 지원하는 다부처 '함께달리기' 연구개발사업의 1.2kV급 산화갈륨 쇼트키베리어다이오드(SBD) 국산화 과제를 수주한 ㈜파워큐브세미와 수요기업인 현대자동차에서도 참석해 전기자동차용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로드맵과 비젼을 소개했다.

실리콘 전력반도체를 사용한 전력변환모듈은 부피가 크고 효율이 낮아 발열량이 크고 짧은 제품 수명과 에너지 낭비 요소가 많아 미국·일본·독일 등 글로벌 선진 기관에서는 오래전부터 차세대 고효율 전력반도체의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진행해왔다. 이러한 선진국 주도의 질화갈륨과 탄화규소는 이미 레드오션으로 우리나라가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낮다. 그러나 산화갈륨은 아직 글로벌 연구개발 초기 단계에 있어 누구에게나 기술 선점의 기회가 많은 블루오션 영역이다.

우리나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반도체 강국이다. 물론 지금까지는 실리콘을 기반으로 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명성이 그 중심에 있다. 그러나 미래의 개인형 모빌리티·대중교통·스마트 시티의 스마트 모빌리티 혁명은 전기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혁명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산화갈륨·탄화규소·질화갈륨 등 화합물 반도체 중심의 고효율 전력전자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2020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상위 10대 그룹의 평균 성장률이 2019년 대비 44.6% 수준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고효율 초소형 전력변환 모듈은 글로벌 이산화탄소 저감 정책과 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스마트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가전제품·풍력·태양광 발전·초고전압 전력전송 등 다양한 국가 경쟁 산업의 핵심부품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20년 전부터 미국·일본·유럽 등에서 상용화가 시작된 질화갈륨과 탄화규소 전력반도체가 현재 글로벌 고효율 전력전자의 핵심 반도체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관련 소재·부품·장비 시장뿐만 아니라 지적재산 특허 분쟁에서도 지금까지 종속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지 주울(Joule)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생산된 에너지는 30% 이상이 전력전자를 통해 소모되며, 시장규모는 오는 2023년 710억불로 급격하게 증가를 예측한다. 따라서 효율이 좋은 산화갈륨 전력반도체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러한 장점들로 인해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 강국에서는 산화갈륨 반도체가 향후 저가의 고성능 전력전자 소재 및 부품 시장에 큰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도 과거 전력반도체 기술 종속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세계 1등인 반도체 공정 및 장비기술, 중장기 예타사업 등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그리고 산화갈륨기술연구회를 중심으로 매년 개최되는 산·학·연 전문학술워크숍의 개방연구를 통해 고효율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기술 선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산화갈륨 전력 반도체는 글로벌 이산화탄소 저감 정책에 부합하는 거대한 고효율 전력전자 시장의 주도 또한 가능할 것이다. 문재경 한국전자통신연구원 RF/전력부품연구실 박사·한국산화갈륨기술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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