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일기: MZ읽기] 나를 찍는다, 내가 찍는다 '셀프 사진관'에 빠지다

  • 문화
  • 문화 일반

[트렌드 일기: MZ읽기] 나를 찍는다, 내가 찍는다 '셀프 사진관'에 빠지다

  • 승인 2021-07-08 13:07
  • 수정 2021-08-13 18:38
  • 신문게재 2021-07-09 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컷-트랜드




고객이 촬영자이면서 모델 돼 이색경험
"타인의 시선 신경 쓰지 않아 부담없어"



몇 해 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전 직원들에게 베스트셀러 '90년대생이 온다'를 선물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유통가를 중심으로 새로운 현 2030인 MZ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마케팅이 대세가 되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MZ세대 분석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도 쏟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세대간, 젠더, 이념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도일보는 2030인 MZ세대만의 문화를 소개하며 세대 간 이해를 돕고, 각각의 문화를 통해 다양한 이념과 가치관이 공존할 방법을 모색한다. 첫 번째 순서는 MZ세대만의 문화인 '셀프 사진관'이다. <편집자 주>
(*해당 기사는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대전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 이가은(27·대전 중구)씨는 얼마 전 대사동에 있는 셀프 사진관을 방문해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이 씨는 매년 자신의 젊은 시절을 추억하기 위해 프로필사진을 찍고 있다. 매년 사진사가 있는 스튜디오에서 촬영했지만, 이번에는 셀프 사진관을 선택했다. 촬영장 안에는 사진사 없이 카메라와 조명, 셔터를 누르는 버튼만 있었다. 이 스튜디오에서 이 씨는 15분가량 직접 포즈를 취하고 자유롭게 사진을 찍었다. 이 씨는 "내 모습이 어떻게 나오는지 바로 확인 할 수 있고, 타인이 없으니 표정이나 포즈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이용 소감을 말했다.

 

KakaoTalk_20210707_161210870
실제 셀프 사진관 내부.
KakaoTalk_20210707_161210870_01
셀프 사진관 카메라, 조명.

최근 사진사가 없는 셀프 스튜디오, 무인 사진관을 이용하는 일명 MZ(밀레니엄+z세대)세대가 늘고 있다. 촬영장 안에는 사진을 찍는 고객 말고는 아무도 없고, 고객이 자유롭게 버튼을 눌러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사진사는 고객이 선택한 사진을 보정만 해주는 역할을 할 뿐 촬영에 관여하지 않는다. 개인화를 추구하고 자유롭게 자기표현을 하는 MZ세대의 특징을 겨냥한 것이다.

셀프 스튜디오는 기존 사진관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존 사진관은 촬영장 안에서 사진사가 고객에게 직접 포즈를 요청하고 사진을 찍었다. 반면 셀프 사진관은 아무도 없는 촬영장 안에서 직접 셔터를 누르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포즈를 취할 수 있다. 손님이 촬영자이면서 동시에 모델이 되는 셈이다. 사진사가 없이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튜디오가 늘면서 젊은 층은 우정·커플 사진, 반려견과의 사진, 심지어는 가족사진도 직접 촬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셀프 사진관에서 커플 촬영을 하는 데이트가 연인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얼마 전 백은하(29·대전 중구 )씨는 연인과 셀프 스튜디오에서 커플 사진을 찍었다. 중간에 자유롭게 옷을 갈아입고, 여러 소품을 이용해 촬영하며 연인과 편한 시간을 보냈다. 백 씨는 "지금까지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으면 항상 딱딱한 분위기였는데, 이번에는 너무 즐겁게 촬영해서 사진을 찍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라고 전했다. 보정을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즉시 사진을 뽑을 수 있는 무인 사진관도 인기다.

 

KakaoTalk_20210707_161210870_02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무인사진기계.
가게에는 직원이 없이 고객이 현금을 기계에 투입한 뒤 원하는 포즈로 자유롭게 사진을 찍으면 30초 안에 사진이 인화된다. 4000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1분도 안에 사진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고객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관 벽면에는 고객들이 남기고 간 사진들이 벽면을 채우고 있었다. 사진 속 고객들은 대부분 10대 청소년부터 2030대의 젊은 층이었다.

KakaoTalk_20210707_161454355
손님들이 남기고 간 사진들로 채워진 무인사진관 벽면.

무인 사진관을 운영하는 관계자는 "주 고객은 17~31세로 대부분이 MZ세대 손님들이다"며 "항상 새로움과 신선함을 추구하는 세대들인 만큼 무인 사진관에서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게 무인사진관을 찾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마약 중독, 함께 예방해요."
  2. 최민호 시장, 10월 6일부터 '단식' 선언, 진정성 통할까?
  3. 기부챌린지 통한 적립금 600만원 기탁
  4. 대전시, 내년 생활임금 1만 1636원 결정
  5. 예산 남아도는데 청년 월세 신청자는 대거 탈락 왜?
  1. "대전시민 안전문화 확산 함께해요"
  2. 문진석 의원, "국토부, 코레일에 유지보수비 1402억원 미지급...추가 예산 편성 필요"
  3. 대전하나시티즌, 6일 제주와 정규 라운드 마지막 승부
  4. [건강]취한 것처럼 말 어눌해지고 비틀, 일상속 어지럼증 '주의를'
  5. 대전권 전문대 수시1차 마감… 보건계열·취업유리 학과 여전히 강세

헤드라인 뉴스


예산 남아도는데 청년월세 신청자는 대거 탈락… 왜?

예산 남아도는데 청년월세 신청자는 대거 탈락… 왜?

정부와 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청년 월세 지원사업이 까다로운 조건과 규정 때문에 ‘그림의 떡’으로 전락하고 있다. 신청자 상당수는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고 있지만, 매년 쓰지 못하는 이른바 불용 예산은 급증할 정도다. 지원이 필요한 청년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소득 기준과 대상 규정 등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비례)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청년월세 지원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8월(1차)과 2024년 2월(2차)에 청년월세 지원사업을 신청자..

역대 최대규모 국제방산전시회 계룡서 열려… 최첨단 무기 한자리
역대 최대규모 국제방산전시회 계룡서 열려… 최첨단 무기 한자리

충남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닷새간 열리는 국제방위산업전시회(KADEX)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3일 도에 따르면 '2024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가 지난 2일 계룡대에서 김태흠 지사를 비롯해 이응우 계룡시장, 김용현 국방부 장관,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해외 국방부 장관, 참가 기업 임직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대한민국 육군협회 주최로 오는 6일까지 진행되며, 계룡군문화축제와 지상군페스티벌과 연계 개최해 방문객들에게 더욱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전시회는 2일부터 4일까지 비즈니스데..

고교 무상교육 `위기`… 내년 `특례`기한 만료에 정부지원 0원
고교 무상교육 '위기'… 내년 '특례'기한 만료에 정부지원 0원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특례 기한 만료에 따라 내년 고교 무상교육에 대한 정부 재정 지원이 전면 중지될 위기에 놓였다. 대전교육청은 기존 재원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던 정부 예산이 없어지면 기존 사업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3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고교 무상교육 관련 지원을 포함하지 않아 고정적으로 교부됐던 약 350억 원의 세입분은 자연 감축될 예정이다. 대전교육청은 인건비와 운영비 등 필수경비가 인상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재정지원이 끊기면 고교 무상교육 유지를 위해 전체 사업 축소는 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의정 갈등 장기화…커지는 피로감 의정 갈등 장기화…커지는 피로감

  • ‘가을을 걷다’…2024 구봉산둘레길 걷기행사 성료 ‘가을을 걷다’…2024 구봉산둘레길 걷기행사 성료

  • 기온 뚝, 쌀쌀한 대전 기온 뚝, 쌀쌀한 대전

  • 대한민국 대표 군문화축제 개막 하루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 군문화축제 개막 하루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