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미술관 결국 서울로... 지역예술계 '미래세대 문화박탈'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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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미술관 결국 서울로... 지역예술계 '미래세대 문화박탈' 한목소리

7일 오전 문체부 ‘이건희 소장품 활용방안’ 브리핑
서울용산·송현동 부지 결정..중박·국현 소장품 한곳에
대전세종 등 충청권 예술계 ‘문화소외지’ 강력반발

  • 승인 2021-07-07 16:48
  • 수정 2021-07-07 18:34
  • 신문게재 2021-07-08 3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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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연합
이건희 미술관 건립 후보지가 서울로 결정되자 수도권 중심주의에 갇혀 지역을 무시한다는 비난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래세대를 위한 문화 통로마저 막혔다며 지역예술계의 우려 목소리가 높다.

최근 이건희컬렉션에 포함된 지역 연고 작가의 작품이 대전이 아닌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되면서 불거진 '충청 패싱' 논란과 궤를 같이한다는 지적이다.

이건희 소장품을 기증받은 전국의 미술관들이 다가오는 여름방학 시기에 맞춰 특별 전시를 펼치는 반면,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 미술관들은 관련행사 일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중부권 문화소외지' 여론이 확산될 조짐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방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건희 미술관 건립 후보지로 서울 용산 부지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인근 송현동 부지 2곳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 측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국립중앙박물관 2만1693점, 국립현대미술관 1488점) 총 2만3181점을 담아낼 미술관 후보지가 결국 서울로 압축된 것이다.

문체부는 기증된 소장품 중 가장 큰 의미를 지니는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시대를 총망라한 이건희컬렉션을 문화적 융복합에 기초해 유물과 미술작품을 새로운 미술관 건립으로 한자리에 모은다는 취지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기증품 2만3000여 점을 통합적으로 소장·관리하면서 분야와 시대를 넘나드는 조사, 연구, 전시, 교류를 추진하기 위해 별도의 기증관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유족의 국가기증 취지를 살려 국민의 문화향유 기회와 가치를 넓히고, 국내 순회전과 해외전시를 유치해 아시아권 미술계를 주도할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올해 안으로 부지를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며, 2023년까지 작품등록을 완료하고, 2026년까지 기초조사와 부지 설계 등을 진행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번 부지 선정이 서울로 집중되면서 대전과 세종을 포함한 충청권의 지역예술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균형발전과 연방제에 버금가는 지방분권을 표방하는 현 정권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 편향적인 결정이라는 것이다.

이건희 소장품 기증과 관련 미래 먹거리의 근간이 될 문화적 인프라가 한쪽으로 치우쳐 결국 지역의 미래세대인 학생들의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예술관계자는 "여름방학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대전과 세종 등 중부권 학생들이 서울이나 다른 지역으로 가야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의 문화향유권을 박탈하는 행위"라며 "코로나 감염증이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에 인근이 아닌 타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부담과 함께 전염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건희미술관 유치 관련 세종시 관계자는 "국내 문화예술 시설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돼 문화적 기회 균등 차원에서 아쉽다"라며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내세운 현 정부에서 수도권의 편향적인 결정을 내려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 "이번 부지 선정으로 문화 향유권이 중앙과 수도권으로 집중돼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이건희미술관을 넘어 옛 충남도청사 본관동의 '국현 수장고' 유치에 집중하고 있으며,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역량을 한 곳으로 모으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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