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 도전에 나선 양승조 충남지사가 11일 더불어민주당 1차경선 컷오프를 앞두고 반(反)이재명 연대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 지사의 정책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집권여당 경선 레이스의 흥행과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양 지사 측은 대선으로 가기 위한 최종예선인 본 경선 티켓이 주어지는 6강 진출을 자신하고 있다.
양 지사는 6일 밤 서울 마포구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합동 토론회에서 이 지사의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해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그는 "신뢰에 금이 갔다. 기본소득으로 지지율 1위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이제 와서 제1공약으로 발표한 바 없다고 하면 당혹스럽다"고 힐난했다.
또 "부유한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것이 맞느냐?"라고 따져 물은 뒤 "부유한 분들은 국가 재정이 흔들릴 위험이 훨씬 크다고 말하고 있다. 빛 좋은 개살구"라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기본소득과 관련한 이 지사의 '말 바꾸기' 또는 국가 재정 부담 가중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재명 대 반 이재명' '1대 7' 프레임으로 굳어진 민주당 경선에서 예리한 '대명(對明) 공격수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모은 것이다.
이 지사는 양 지사의 공격에 "(기본소득은)제가 추진하는 핵심 정책은 맞지만 선거가 개시되지도 않았는 데 공약을 할 순 없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양 지사는 앞서 지난 3일 후보 간 첫 격돌인 KBS 토론에선 이 지사가 주장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서도 포문을 연 바 있다.
그는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원하는 것은 그게 더 불공평한 것이다"며 "재난 입지 않은 사람에게 이를 지급한다는 것 자체가 입은 사람에게 보상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국 이슈가 재보선 패인이라는 일부 평가에 동의하나'라는 O·X 질문에 양 지사는 동그라미 팻말을 선택했다.
그러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개혁은 백번 옳았지만, 부인·자녀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고 일갈하면서 조국 사태가 불러온 공정성 논란에 주목했다.
민주당은 11일 컷오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헌 당규 상 현재 경선링에 있는 양 지사 등 8명 가운데 2명이 탈락하고 6명에는 본경선에 오른다.
양 지사 측은 6강에 안착, 진검승부인 본 경선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선레이스가 거듭될 수록 전국적 인지도와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자체 판단이다.
저출산 양극화 고령화 등 자신이 대한민국 3대 위기라 규정한 어젠다를 중심으로 모두 7차례 공약을 발표하는 등 정책 행보와 TV토론에서 보여준 강단 있는 모습이 호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정세균 전 총리와 이광재 의원간 이뤄진 단일화도 경선 구도로 볼 때 양 지사 입장에선 손해 볼 것이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양 지사는 1차 컷오프 발표까지 TV 라디오 출연과 정책 행보는 물론 '안방'인 충청권 지지층 결집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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