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중부권 최대·최고의 충청서도정예작가전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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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톡] 중부권 최대·최고의 충청서도정예작가전 전시회

김용복 / 예술 평론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7-05 17:5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전시회 관람
전시회 관람 모습.
중부권의 문인들이나 예술가들은 한국서도협회 대전·충남지회장으로 계신 조태수 님을 모르는 분이 없을 것이다. 문단에 등단하거나 수상을 할 때마다 '文香萬里'라고 씌어진 족자를 받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그분이 지회장으로 있는 (사)한국서도협회 대전·충남지회에서 지난 6월 30일 대전예술가의집 3층 전시실에서 '제2회 충청서도정예작가전' 및 '제16회 충청서도초대작가전'을 개최했다. 이 전시는 7월 4일까지 관객을 맞이했다.

이번 '충청정예작가전'에는 충청서도대전에서 초대작가로 선정된 작가들 중 초대개인전을 연 3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묵향 그윽한 전시 작품을 감상하며 충청 현대 서예의 흐름을 한 눈에 엿볼 수 있는 전시였다.

'제16회 충청서도초대작가전'에는 서예 및 문인화, 전각작품 등 묵향을 담아낸 작품 168점(임원·이사 작품 42점을 포함)의 수준 높은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날 '제13회 올해의 초대작가상'에는 소안 윤경숙 선생이 선정됐다. 윤 선생은 추사체를 전공한 전업 서예가로서 지회에 기여한 공이 크며, 작품성과 창작성이 뛰어나 선정됐다. 새로 신설된 '정예작가상'에는 우석 김철기 선생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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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수 회장 인사말
조태수 회장은 "충청정예작가전에 참여하신 작가분들은 충청서도대전의 등용문을 통해서 배출된 작가들로 대한민국서도대전에서도 초대작가 반열에 오르신 분들"이라며 "충청정예작가 분들이야 말로 홍로에 백번 단련하여 만들어진 정금(精金)이시고 한고(寒苦)를 이겨내고 맑은 향기를 내는 매화와 같은 분들"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 조 회장은 "올해 제13회 초대작가상 수상자이신 소안 윤경숙 선생은 작품성과 창작성이 뛰어난 작가이며, 새로 신설된 정예작가상은 충청서도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원로작가이신 우석 김철기 선생이 선정됐다"고 말했다.

초대작가상
소안 윤경숙 선생 초대작가상 수상
정예작가상
우석 김철기선생 정예작가상 수상
한편, 충청서도협회는 2003년 창립되어 2004년 11월 창립전을 시작으로 해마다 충청서도대전 및 충청서도초대작가전 및 정예작가전, 대표작가8인전 등을 개최해오고 있다. 현재 7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대전·충청권 최대 서예단체다.

이분 작가들이 정성들여 쓴 예서체에는 한문 서예의 고전과 전통의 미를 고스란히 담았고, 착실한 내공과 담대함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특히 '예서'는 점획이 간결하고 부드러워 중국 진나라 때 천한 일하는 노예라도 쉽게 익혀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예서' 그 자체가 예술인 것이다.

대부분 서예작가들은 연세가 드신 분들인데다가 여성 작가 또한 60대주부들이 대부분이다. 직장을 퇴직했거나 하던 사업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무료함을 달래거나 취미 생활을 하고 싶을 때 문방사우( 文房四友)만 갖춰지면 집에서도 혼자 붓글씨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보라, 그동안 집에만 있어 지루하고, 쓸쓸하고 우울증이 생길 것 같은 때가 어디 한두 번 이었던가?

서예의 좋은 점은 먹을 갈며 묵향을 즐기고 한 곳에 집중을 하게 되어 집중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우울증이 어디 있고, 서글픔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이번에 선보인 서정목 교수의 작품만 보더라도 어찌 보면 古木이고 자세히 보면 나목(裸木)같은 나무에 예쁜 연분홍 꽃들이 올망졸망 피어나지 않았던가? 기술인 것이다. 고목도 아니요, 그렇다고 나목같이 보이는 나무에 꽃망울을 맺게 할 때의 기분이 어떠했을까?

또 보자, 이분 하림(霞林)김기화 서예가의 딸과 사위에게 보낸 편지를.

사랑하는 딸 효원이는 4월에 푸르름을 안고 태어났다 했다. 그리고 7월의 따가운 햇살을 만끽하며 제2의 인생 발걸음을 내 디뎠다 했다. 사위인 세웅군을 만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대도 컸다. 10월의 황금벌판처럼 무르익을 것이고, 눈 내리는 12월, 눈 덮인 백지 위에 인생의 그림을 맘껏 펼쳐보라 했다. 필자도 당부좀 하자. 눈 덮인 백지 위에 아들 딸 구별 말고 셋 이상을 낳아 나라에 충성도 해보라고.

그리고 이분 효정(曉庭)배순이 서예가.

유명한 도연명의 四時를 전서체 가운데 금문(金文)을 택하여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교묘히 교차되는 심정을 읊어 냈던 것이다.

-(도연명의 사시(四時))-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

하운다기봉(夏雲多奇峯)

추월양명휘(秋月揚明輝)

동령수고송(冬嶺秀孤松)

(봄물은 사방의 호수를 채우고, 여름구름은 기이한 봉우리를 만들고, 가을달은 높이 떠 밝게 비추는데 겨울 고개에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나구나)

고등학교 학생이면 누구나 아는 이 시.

효정 배순이 작가는 이 시를 금문으로 쓰며 얼마나 외로운 마음을 달래었을까?

겨울 고개에 빼어난 소나무를 보며 자신의 심정을 '겨울 고개에 외로운 소나무'로 표현해 외로움의 극치를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효정 배순이 작가여, 외로워 하지 말라. 그대 곁에는 문방사우가 늘 함께 있고, 조태수 회장을 비롯해 수백 명의 동료 서예가들이 곁에 있지 않은가? 거기에 필자까지도 그대의 외로움을 알고 필을 놀려 그대를 위로하고 있지 않은가?

이왕 말이 났으니 효정(曉庭)이 즐겨쓰는 금문에 대하여 더 짚고 넘어가자.

- 금문의 '金'은 중국 고대 청동(靑銅)을 의미하는 것으로, 금문은 청동기를 주조할 때 주물 틀[거푸집]에 새겨 넣은 글자들인데, 이로 인해 금문의 다른 명칭으로 청동기의 대표적인 유물인 악기류(樂器類)의 쇠북[鐘]이나 예기류(禮器類)의 솥[鼎]의 이름에서 유래해 종정문(鐘鼎文)이라고도 한다.

그 어려운 글씨체를 효정 배순이씨가 이번에 전시했던 것이다.

기대가 크다. 제2회 충청정예작가전에 참여한 작가들과, 제16회 충청서도 초대작가전에 출품하여 대전 서예가들을 빛나게 한 분들이 수 백 명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그리고 고맙고 감사하다. 이 전시회를 준비하시느라 밤잠을 못이루시며 노심초사하셨을 조태수 회장님을 비롯하여 임원님들의 수고가. 결코 그 수고로움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수준 높은 이분들의 작품을 소개해드리지 못함이 아쉬움으로 남으나 내년에도 후년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다. 혹시 개인전이라도 열게 되시면 연락주시라. 달려가 작품에 담긴 정서와 묘미를 함께 감상할 것이다.

김용복 / 예술 평론가, 칼럼니스트

김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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