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 단속 동시 건전 의료법인 육성도 '숙제'

윤석열 장모 의료법 위반 계기 사무장병원 화두
적극적 단속 통해 요양급여 누수 막아야 목소리
건전 의료법인 육성 통한 의료발전 의견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 모씨가 의료법 위반과 요양급여 편취로 징역 3년 실형이 선고되면서 지역 의료계에서도 사무장병원 문제에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진료보다 투자자의 수익을 회수하는 용도에 그치는 가짜 의료기관이 적지 않다는 분석과 함께 건전한 의료법인을 육성해 의료자산으로 키우는 정책도 함께 요구된다.

이번에 법정 구속된 최 모씨는 동업자 3명과 2013년 경기도 파주에 의료법인의 의료재단을 설립했고, 병원 운영에 직접 개입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 9000만 원을 부정 수급한 혐의를 받는다. 의료법에서는 기본적으로 의료인만 병원 등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의료인이 아닌 이가 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을 개설한 때는 사익을 추구하는 사무장병원으로 처벌 대상이 된다.

다만, 의료인은 아니지만 의료법인으로 재단을 설립하고 그 재단이 병원을 운영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의료기관 개설 및 운영이 가능하다. 이때도 특정 개인이 이사회에 논의나 의결 없이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감사 등을 형식적으로 진행해 개인적 이윤을 방치하는 등의 경우 사무장병원으로 보고 있다. 또 임원의 친인척이나 가족 등을 직원으로 허위 등록하고 의료기관이 입주한 건물에 임대료를 사회통념을 벗어난 수준으로 지불하는 것을 법인자금을 빼돌리기 위한 사무장병원에 대표적 폐해로 보고 있다. 지난해 1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불법개설 의료기관으로 의심되는 기관 41곳을 적발해 수사를 의뢰했을 때 충청권에 8개 기관이 함께 고발됐다.

특히, 의료법인 중 특정인에 의해 사무장병원으로 운영되는 기관을 적발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가 아닌 특정 개인에 의해 운영되었다는 부분을 입증하기 어렵고, 기관의 돈이 법인 밖으로 불법 유출되고 병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정확을 규명해야 한다. 이는 지역에 의료법인 신규인가를 내줄 때 더욱 까다롭게 기준을 적용하는 이유가 됐으며, 대전에서도 2013년 이후 신규 인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역 의료인 관계자는 "의료분야를 수익 내는 투자대상으로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고, 과잉진료를 유도하면서도 의료인들에게 처우는 열악해 결국 환자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라며 "개인의 병원이 의료법인으로 성장해 종합병원 규모의 의료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 역시 소홀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