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권 충청대망론 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 무도하고 뻔뻔스러운 정권을 국민들이 심판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서울의 한 식당에서 가진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용산)과의 만찬 회동에서 입당을 권유에 이처럼 선결 과제를 밝혔다고 권 의원이 4일 전했다.
이날 회동에서 윤 전 총장은 거듭된 권 의원의 입당 요구에 "보수니 진보니 하며 서로를 배척하고 적대시하는 정치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며 "국민은 서로 크게 다르지 않은데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립과 갈등, 편 가르기를 조장해 온 면이 많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상식의 눈높이에 정치권이 맞추어가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그 출발점은 이 무도하고 뻔뻔스러운 정권을 국민들이 심판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의 야권 대통합 필요성에 대해 윤 전 총장은 "국민주권을 되찾자면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염원하는 모든 국민과 정치세력은 당연히 하나로 뭉쳐서 시대적 소명을 완수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그러면서 "이 점에서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된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최대한 많은 국민이 참여하고 지지해서 승리해야만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며 "지금은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제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기 위해 국민과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은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와 제1야당 대외소통채널의 상견례로 주목됐다. 회동 주제가 국민의힘 입당 문제와 관련된 것이어서 정치권의 관심은 더욱 높았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90분 간 이어진 회동에서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하면서 윤 전 총장의 입당까지 험로를 예고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의원은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경선이 시작되기 전까지 우리와 함께하길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며 "윤 전 총장은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의 생각은 달랐다. '입당 시점을 당겨야겠다고 생각했나'라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입당을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의 이같은 판단 배경엔 장모 구속 등의 악재에도 여전히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야권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당 밖에서 독보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 입당한 뒤에는 '원 오브 뎀'으로 지위가 바뀔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전국 각 지역을 돌면서 국민 의견을 청취하는 민심 행보에 나선다. 이를 통해 몸값을 올린다면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