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입장에서는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과 관련해 그린벨트 해제면적의 20%에 해당하는 면적을 복구해야 한다는 관계 법령을 이행해야 하고, 동구청 입장에서는 지역의 숙원이던 유휴부지 활용과 체육시설 확충이 절실했던 만큼 이해관계가 잘 맞물린 사업으로 추진 동력을 얻은 모습이다.
관건은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행정절차다. 올해 안으로 타당성 조사 중간보고회와 중앙투자심사, 개발제한구역 해제까지 차례로 넘어야 한다. 이 과정이 지연되거나 불발되지 않아야만 미군 저유시설 활용도 탄력받을 수 있어 남은 행정절차와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세천 미군 저유시설은 1970년대 조성했다. 당시 대청호 주변으로 기름 유출 등 환경문제가 제기돼 시설을 폐쇄했고, 현재까지 오염 토양 정화 과정으로 방치했던 국유지다.
2017년 그린벨트 관리계획에 따라 제4차 관리계획 복구사업을 진행하면서 다시 주목받았고 2011년에는 신상근린공원 조성을 결정했다. 그러나 10년 동안 잔디광장 조성, 식장산 힐링 프로젝트, 군사시설 문화공간 등 다각도에서 추진을 해왔으나 조성계획 미수립으로 올해 3월 10년의 실효가 끝났다.
대전시 관계자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동구가 토지매입 등 200억을 투입하는 사업은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고 분권협의회를 통해 저유시설 부지에 체육복합단지 조성을 건의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구에 유일하게 체육시설이 없다는 점을 감안했고 현재 대전시가 추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세천 미군 저유지 위치도. 대전 동구 신상동 234-1번지로 면적은 5만1758㎡다. |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하는 유성구 학하동 일대가 개발제한구역인 만큼 이를 전제로 훼손지를 복구해야 한다는 관계 법령을 준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훼손지 복구지역을 물색하고 있던 대전시 입장에서는 세천 미군 저유시설 부지는 가장 적합지로 꼽히는 셈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훼손지 복구 외에도 개발제한구역 보조부담금을 15% 부담한다는 조항도 있으나, 훼손지 복구와 보존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자치구 중 유일하게 동구에는 야구장과 축구장 등 체육시설이 없다. 주차장과 편의시설, 산책로 등 대청호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친환경 시설 조성을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지자체 공공체육시설은 중구 8면과 서구 3면, 유성구 1면, 대덕구 2면이 있다. 하천변 축구장은 중구 3면과 서구 5면, 유성구 2면, 대덕구 3면이 있으나 동구에는 공공을 비롯해 하천변 체육시설이 한 곳도 없어 체육시설 불균형 문제는 명확하다.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행정절차와 함께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사유지 등으로 흩어져 있는 토지 매입이 관건이다. 동구는 토지 매입 100억, 관련 시설비용 50억으로 추정했으나 대전시는 200억가량을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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