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다문화정책과 관련해 예산지원의 공동성과 체계성이 시급함을 말하고 싶다.
최근 사회 변화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주여성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어 '다문화가정' 이 사회적 이슈가 됐고, 정부와 여러 사회단체가 경제적으로 다문화가정에 많은 관심과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보면 선심성 예산 집행이 많고, 다문화가정의 필요성보다는 지원단체의 입장에서 후원과 행사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각 지원 단체들은 네트워크를 갖춰 다문화가정들에 실제 필요한 도움을 중복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다문화정책과 관련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교육이다.
몇 년 전 초, 중. 고등학교 다문화교사들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보니 다문화가정의 2세들의 점점 늘어나는 데 비해 각 학교에 다문화 자녀들을 교육할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한국인 교사 및 다문화 교사들이 의외로 적었다.
따라서 다문화 인식에 대한 교사 재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바나나, 원숭이, 곰 중 2개 이어보세요' 하는 학교의 질문이 있다. 어떤 것이 정답일까.
서양 학생들과 동양 학생들의 답은 똑같을까.
동양인 아이들에게는 '당연히' 원숭이와 바나나를 이을 거다.
그러나 서양인에게는 '당연히' 원숭이와 곰을 이을 거다.
동양문화는 관계성을 중요시하고 서양문화에서는 분류가 (科) 중요하니까 동물끼리 같은 科에 넣는다.
정답은 여러 개 있을 수 있으며 틀린 것이 아닌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Global mind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교사는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과서도 볼 때 한국의 인물 그림은 늘 동양인 얼굴이지만, 서양학교의 교과서는 blue와 green eyes, blond hair, black과 white skin으로 있기에 아이들의 눈과 맘이 틀린 색, 틀린 생각 아닌 다른 색과 다른 생각 어렸을 때부터 자연적으로 익숙하다.
아울러 교육내용면에서도 한국어 교육 중심의 동화정책에서 세계화 시대에 부응하는 진정한 다문화 교육으로 전환돼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다문화가정이 아닌 일반가정과 아이들이 세계화의 시각에서 다문화가정을 진정으로 이해하면서 소통과 화합을 이뤄야 하며, 교육내용도 한국의 효와 충, 열의 전통사상을 통해 다문화사회를 성공적으로 안정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의 역사 속에는 인간 삶의 근본 덕목이 되는 효와 충 그리고 영의 혼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심청의 효, 이순신의 충, 춘향의 열은 한국의 전통사상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데, 최근의 '한류'는 과거 서양의 개인주의에서 한계를 느낀 많은 현대인이 인간의 본성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문화 현상이라고 여겨진다.
한국은 이러한 훌륭한 전통문화를 되살려 다문화사회를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베이죠소량쥬 명예기자(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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