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체육회가 법인으로 전환돼 독립성을 확보했지만, 사무공간인 체육회관조차 빌려서 사용하는 실정이다. 사진은 대전시체육회관. |
대전시체육회는 지난 15일 제2차 이사회를 갖고 국민체육진흥법상 특수법인으로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각종 종합체육대회와 국제대회를 개최하고, 선수·지도자 및 직장운동경기부의 육성과 생활체육 운동전개, 체육시설의 관리·운영 및 문화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관에 명시했다.
그러나 시체육회가 보유한 자산이 거의 없고 운영비 거의 전부를 보조금에 의존하는 현실은 독립법인 전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시체육회 전체 예산 중 90%는 시 지원금이고 나머지 국비 보조금으로 충당할 뿐 기탁금이나 발전기금 등의 자주 재원은 비율을 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적은 실정이다.
특히, 법인으로 전환할 때 시체육회 직원들이 사용할 사무공간을 확보하지 못했고, 직장운동부 선수들이 머무는 판암선수촌 역시 체육회가 빌려 사용하는 실정이다.
이승찬 대전시체육회장은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그동안 체육인과 꿈나무를 위한 기탁금 모집에 소홀했던 것을 스스로 먼저 반성한다"라며 "보조금 외에 외부나 내부에서의 기탁금 및 출연금을 모금하는 게 절실하다"라고 강조한 것도 법인전환 후 자주 재원을 확보하는 게 현안이 됐기 때문이다.
국민체육센터나 국제수영장, 월드컵경기장, 종합운동장 등 수익이 발생하는 체육시설에 모든 운영을 시설관리공단이 일임함으로써 시체육회가 자립할 여지가 상당히 좁은 게 현실이다.
일부 종목단체장들은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준비하는 후보자 지지모임에 체육분야 직책을 내세워 참여하고 있어 정치적 중립성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
대전체육포럼 진윤수 상임대표는 "종목단체 현직 임원들이 선거에 가깝게 다가가는 일은 체육회에 법정 법인화 취지를 훼손할 수 있는 일"이라며 "국민체육진흥법으로 법인전환을 이뤘다면, 그에 맞는 자립할 환경조성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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